[시민사회는 지금] 환경단체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대구 수돗물 즉시 단수조치" 촉구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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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03 17:48  |  수정 2022-08-03 17:51  |  발행일 2022-08-04 제6면
녹조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오는 4일부터 6일까지 전문가·활동가들과 함께 낙동강 일대 녹조 조사에 나선다고 3일 밝혔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대구 수돗물에서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면서 관계당국과 환경단체의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들 수돗물 걱정만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대구환경운동연합은 같은달 21일 채취한 대구 수돗물에서 녹조 독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단체 등에 따르면 마이크로시스틴은 고산정수장에서 0.226ppb, 매곡정수장에서 0.281ppb, 문산정수장에서 0.268ppb 검출됐다. 세계암연구기관(IARC)에 의하면 마이크로시스틴은 간, 신장, 신경,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발암물질로, 청산가리의 100배 독성을 지녔다고 알려진다.

당시 환경단체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먹는 물 지침을 1ppb로 잡고 있지만, 캘리포니아주 환경보호국(EPA) 환경건강위험평가소(OEHHA)는 먹는 물 기준을 임시로 0.03ppb로 설정하고 있다. 선진 외국의 엄격한 기준을 따르면 우리는 7~9배가 높은 수치의 마이크로시스틴을 섭취하고 있던 셈"이라며 "대구시는 정수된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더 이상 검출되지 않을 때까지 즉시 단수 조치를 취하고 대구시민에게 비상 급수를 공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대구시와 환경부는 마이크로시스틴 검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대구시는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여부를 밝힌 부경대의 분석 방식이 연구용인 ELISA(효소결합면역흡착분석법) 분석법으로, 환경부가 정한 '먹는 물 수질 감시 항목' 분석 방법이 아니었음을 설명했다.

환경부 역시 ELISA 분석법은 미국 EPA에서 제시하고 있는 조류독소분석법 중 하나이지만, 표시한계(Reporting Level)가 0.3㎍/L로서 0.3 미만의 값은 신뢰도가 낮아 검출량을 산정하는 자료로 활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분석 시간이 빠르고 비용이 적게 드는 반면, 정확도가 낮은 분석법이라 지적했다.

대구시는 "환경부의 고시 기준에 따라 액체크로마토그래프-텐덤질량분석법으로 마이크로시스틴을 정밀 분석했으며, 분석 항목마다 정도 관리를 실시해 검출한계와 정확도, 정밀도를 엄격히 관리해 데이터의 신뢰도를 보증하고 있다"며 "현재 마이크로시스틴 등 조류 독성물질은 고도정수처리로 완벽하게 제거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환경단체와 당국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낙동강네트워크 등 환경단체가 4일부터 6일까지 '국민 체감 녹조 조사' 진행에 나서겠다고 밝혀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환경단체들은 낙동강 하구둑부터 영주댐까지 녹조 우심지역 및 주요 구간 현장 조사와 퇴적토의 녹조 독소 농도 분석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승준 부경대 교수, 곽상수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 등 20여명의 전문가와 환경단체 회원이 참여한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올해 처음으로 낙동강 일대를 전문가·활동가들과 함께 둘러볼 계획을 잡았다"며 "최근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등 녹조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낙동강 일대 현장 조사를 통해 시민들에게 사실 그대로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 외에도 다른 지역에서도 녹조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달 7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는 수돗물 깔따구 유충 발견으로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일대 시민사회는 낙동강 상수 원수 개선대책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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