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기획] 지구 돌릴 시간 앞으로 불과 29개월...기후위기의 위협

  • 이자인
  • |
  • 입력 2022-08-06 17:05  |  수정 2022-08-07 18:37  |  발행일 2022-08-08 제3면
UN산하 세계기상기구(WMO).IPCC 분석
"파리협정서 이번 세기까지 제한'1.5℃'에 임박"
대구 전국서 폭염일수 가장 많아 대책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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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된 기후시계. 기후시계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배출 가능한 이산화탄소 잔여총량(탄소예산)을 시간으로 표시한 시계로, 독일 베를린, 미국 뉴욕에 이어 세계 3번째로 대구에 설치됐다. 영남일보DB.


기후 위기를 막을 수 있는 '티핑 포인트'가 불과 29개월 남았다. 기후변화 관련 위험 평가와 대책 마련을 위해 UN(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설립한 협의체 'IPCC'가 지난 4월 제6차 보고서를 통해 분석한 내용이다.

IPCC는 6차 보고서에서 현재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이 파리협정에서 이번 세기까지 제한하기로 한 '1.5℃'에 임박했다고 밝혔다. 1.5℃에 도달하면 약 22억명의 인구가 5년마다 더 잦고 거센 폭염에 노출될 수 있으며, 식량위기가 심화되고 새 전염병이 번질 수도 있다는 것.

이러한 기후위기는 폭염위험이 높은 대구지역과 기후위기를 직접 경험하게 될 MZ세대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전국 '폭염일수' 가장 많은 대구
지난달 7일 열린 '제7회 대구국제폭염대응포럼'에서 김동현 부산대 교수(도시공학과)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에선 북구가 폭염취약지역으로 꼽혔다. 북구는 전국에서 다섯번째로 폭염위험 고령인구가 많은 곳으로, 폭염으로 인한 사망피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올해는 폭염일수와 평균기온이 전반적으로 많고 높았다.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월 대구경북 폭염일수는 4.7일로, 역대 최다를 경신했으며 지난달 상순 평균기온도 27.3℃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이 달에도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되며, 무더위를 버텨야 하는 날이 길어지는 셈이다.

폭염이 길어지며 온열질환자도 많아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폭염연보(2011~2020년)'에 따르면, 대구지역 인구 10만명당 온열질환자 수는 18명으로 전국적으론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온열질환자 수가 급증했다. 지난 5월20일부터 지난달 2일까지 신고된 대구경북 온열질환자 수는 53명으로 잠정 집계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13명)에 비해 4.1배 급증했다. 지난 5년(2017~2021년)과 비교해도 올해가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김동현 부산대 교수는 "지금보다 더 기후 위기가 실질적으로 발생할 시점이 다가오면, 폭염 피해의 규모도 커진다고 볼 수 있다"며 "폭염에 취약한 고령인구 자체를 추정하고 취약계층을 관리할 수 있는 폭염대응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후위기 극복 실천하는 MZ세대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유소년·청년 세대들은 기후 위기를 직접적으로 경험할 세대로 분류되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후 위기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단체는 '청소년기후행동'이다. 이들은 지난 2020년 3월 "정부와 국회가 기후위기를 방치해 미흡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기후 위기 방관이 위헌이라는 내용의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또 지난 2월 16일 탄소중립기본법을 지적하는 추가 헌법소원을 청구하며, 정부 차원의 진지한 관심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 단체엔 대구지역에서 활동하는 청소년 활동가들도 포함돼 있다.

청소년단체가 아닐지라도, 일상생활에서 기후 위기를 걱정하는 MZ세대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청소년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청소년의 88.4%가 기후변화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한다고 답했다.

대학생 박모(22·대구 북구)씨도 "기후위기가 심각한 게 체감이 되는데 공론화나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 안 되는 것이 너무 무서운 것 같다. 고작 30년이 남았다는 생각에 잠 못 이루고 걱정할 때도 있다"라며 "배달음식을 끊고 '플로깅' 동아리에서 쓰레기를 줍는 것으로 위기 극복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희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학생들의 기후감수성은 기성세대보다 높은 편이다. 자신들의 '미래'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기성세대들도 내가 아닌 나의 자식들과 미래 세대들이 살아갈 세상이라는 생각으로 기후위기에 진지하게 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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