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에서 깃발을 든 대한광복회를 제대로 현창하려면...

  • 최봉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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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28 21:09  |  수정 2022-08-29 08:37
최봉태
최봉태 변호사

지난 8월24일 오후 7시 대구시 종로 한 중국식당에서 대구를 연구하는 지사들의 모임인 구구단(究丘團) 단원들이 일장기 말소의거 86주년 기념식을 했다.

회합에 참여한 정만진 소설가는 "손기정 선생의 '일장기 말소사건'이라 해서는 아니 되고 '의거'로 정확한 명칭을 사용해야 하며, 동아일보 이길용 체육부 기자와 대구출신 현진건 사회부장을 반드시 기억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참석자 중 한 언론인은 "당시 일장기 말소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한 동아일보 미술·조사부장 이여성 기자 역시 우리가 잊지 말아야 대구사람이었다"고 보충설명을 했다. 일제강점기 활발한 독립운동을 주도한 (대한)광복회가 1915년 8월25일 대구 달성공원에서 창립되었으므로, 창립기념 전야제다운 열기로 기념식을 엄숙히 거행했다.

정만진 소설가는 일장기 말소 의거에 동아일보만이 아니라 몽양 여운형 선생이 이끌던 조선중앙일보도 참여했다고 설명했는데, 이는 결국 당시 언론인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의거를 한 것이므로 대구의 모든 언론인이 언론인의 자세를 다시 한번 점검을 하는 행사로 내년부터 확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 날 8월25일 대구 달성공원에서 열린 (대한)광복회 설립 107주년 기념식에서는 대구사람 이두산 장군이 만든 광복군행진곡을 서용덕 상화오케스트라 단장 부부가 선도해 제창을 하는데 광복군행진곡 노래 끝에 '민주국가 세워 보자'는 가사에 나타난 독립지사의 결의가 아직 유효함을 느낄 수 있었다.

문제는 이런 중요한 기념식이 정부 주최나 대구시 주최가 아닌 대구시민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고, 이런 중요성을 알릴 표지석 하나 달성공원에 세우지 못하고 있는 데다 현직 대구시의원이 한 사람 참석하지 않는 초라한 행사로 보인다는 것이다. 왜 이런 부끄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이는 참다운 광복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독립지사들이 꿈꾸었던 민주국가가 아직도 멀기만 하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사실 우리의 광복은 우리의 힘만으로 이루어 진 것이 아니었고, 외세에 의해 갑작스럽게 이루어 진 점이 있으므로 현재 우리의 광복절은 어떤 의미에서는 '광복시작절'로 받아들여야 한다. 아울러 독립군들이 희망한 민주공동체가 만들어질 때까지는 우리가 광복된 것이 아님을 자각하고, 독립운동을 하는 마음으로 주권자가 돼야 할 것이다.

이런 중요한 의미를 알리기 위해 달성공원 일대를 '광복로'로 명명하고, 광복로를 막고 있는 순종 동상을 옮김으로써 대구의 독립정신을 널리 현창하자. 또 그 자리에 백산 우재룡 선생, 박상진 선생 같은 대한광복회를 이끈 독립지사들의 동상으로 교체하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최봉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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