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박사 문제일의 뇌 이야기] 숙면 돕는 나만의 향기

  • 문제일 DGIST 뇌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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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7 07:31  |  수정 2022-11-07 07:36  |  발행일 2022-11-07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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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일 (DGIST 뇌과학과 교수)

현대인의 삶은 너무 복잡해 늘 바쁘게 살아가야 합니다. 제한된 시간에 바쁜 일상을 소화하려다 보니 점점 잠을 줄여가며 일을 합니다. 그래서 짧은 시간이라도 숙면을 취하고 맑은 정신으로 다음 날 아침을 맞이하고 싶은 것이 모든 현대인의 꿈이 되었습니다. 이에 숙면을 취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자 침대, 베개, 음악 등등 수면에 관련된 다양한 물품들에 숙면기술을 더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향기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향기를 이용해 숙면을 유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시도가 있습니다. AI 스피커나 공기청정기 등에 수면시간에 맞춰 특정 향기가 나도록 해 숙면을 유도하는 기술들이 그것인데, 문제는 소비자 모두를 만족하는 상품 개발이 너무 어렵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향기가 특정 대상에게는 숙면 유도에 효과가 좋은데, 같은 향기임에도 다른 대상에게는 숙면 유도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향기를 이용한 숙면 유도 기술을 상용화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에 향기 관련 연구자들은 꾸준히 모든 사람의 숙면을 유도하는 특정 향기가 있는지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 연구를 통해 이런 향기는 찾기 어려운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하였습니다. 2022년 가을, 독일 드레스덴대학교 이비인후과 '학제간연구소'의 Agnieszka Sabiniewicz 교수 연구팀은 특별히 제작된 향수가 수면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해 그 결과를 'Scientific Reports'지에 발표하였습니다. 그간 수면을 도와주는 향기가 있다는 것은 통설로 알려져 있었기에 이를 바탕으로 수면의 질을 높이는 기술개발은 꾸준히 시도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Sabiniewicz 교수 연구팀 연구결과에 따르면 특정 향기가 모든 사람의 수면 질을 높여주지는 않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구진은 건강한 사람 139명을 대상으로 특별하게 만든 향수가 개인의 수면 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는데, 숙면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향기가 실험에 참가한 대상자들의 수면에 일관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참가한 대상자 개개인의 특정 향기에 대한 선호도나 그 향기를 맡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정도가 각 개인의 수면 질에 대해 긍정적으로 작동한다는 것도 확인하였습니다. 즉 수면의 질을 좌우하는 데 중요한 것은 특정 향기 그 자체가 아니라 그 향기에 대한 개인의 주관적인 선호도라는 것이죠. 사실 내가 좋아하는 향수 냄새를 남도 좋아할 확률은 생각보다 높지 않습니다. 그런 이유로 최근 개인 맞춤형 향수를 판매하는 향수상점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니 바쁜 일상에서 숙면을 원하는 사람들은 시중에서 파는 일반 향수나 디퓨저가 아니라 자신만을 위한 향수나 디퓨저를 만들어 곁에 두고 잠을 청해야, 상쾌한 잠과 더불어 아주 개운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겠죠?

<DGIST 뇌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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