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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옥연 '폐허에서'(19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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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림 '1/24초의 의미'(19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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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루카스 '차이나 누드 2'(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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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가드너 '다이닝 신'(2021) |
대구미술관은 올해 총 19억7천만원을 들여 소장품 59점을 수집했다. 구입은 43점(상반기 38점, 하반기 5점), 기증 16점(상반기 14점, 하반기 2점)이다.
대구미술관은 '대구 미술의 미술사적 의의와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작품 수집'에 역점을 두고, 올해 상·하반기 2차례에 나눠 작품을 수집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특히 대구에서 촉발된 한국현대미술사의 주요 사건과 관련된 작품과 한국 현대미술의 실험성이 두드러지는 작품들을 소장한 것이 눈에 띈다. 또한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뉴미디어 부문의 작품들을 다수 수집해 보다 다채로운 소장품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구입 작품은 총 43점으로 대구현대미술제 등 대구 현대미술의 실험성을 살펴볼 수 있는 작가의 작품을 포함하고 있다. 대구현대미술제의 기획과 운영을 주도했던 황현욱의 'Painting 1975-B'(1975), 'Painting 1975-C'(1975)와 대구현대미술제를 주도하고 국내 현대미술 운동이 촉발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이강소의 비디오 작품 'Painting 78-1'(1977), 한국 비디오아트 대가인 박현기의 '반영 시리즈'(1979) 등을 수집했다.
이명미 대표 시리즈 중 하나인 놀이작업의 시초인 '놀이'(1976)와 1970년대 영상 기반 설치작품을 통해 실험적 개념작업을 선보인 김영진의 '1984-2'(1984) 등 대구 현대미술의 실험성을 반영하는 작품도 다수 포함됐다.
또한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차원을 열어 개념미술과 행위미술, 대지미술, 영상 등 한국현대미술 영역을 다방면으로 확장해 나간 김구림의 작품 5점(구입 2점, 기증 3점)도 소장하게 됐다. 이 중 한국실험영화사에서 주요한 작품인 '24분의 1초의 의미'(1969)와 잔디에 일정한 패턴으로 불을 태우는 퍼포먼스이자 대지미술 작업인 '현상에서 흔적으로: 불과 잔디에 의한 이벤트'(1970) 등 두 작품은 구입했다.
이와함께 △전쟁의 상흔과 인간의 실존을 탐구한 최만린 '이브 65-8'(1965) △6·25전쟁 시기의 허무함과 우수의 감성을 표출한 권옥연 '폐허에서'(1951) △1980년대 한국 사회상을 반영한 송창 '난지도 매립지'(1983) 등 한국 근현대사를 반영하는 작품도 구입 작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현재 대구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프랑스 현대미술의 거장 다니엘 뷔렌(Daniel Buren)의 작품 2점을 수집했으며,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동시대 메시지를 전하는 뉴미디어 작품 17점을 수집했다.
구입과 함께 16점의 작품을 기증받기도 했다. 영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yBa(young British artists) 대표작가인 사라 루카스(Sarah Lucas)의 '차이나 누드2'(2019)(<주>현대화섬 손상모 대표 기증), 감각적 구도와 색채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 작가 조나단 가드너(Jonathan Gardner)의 '다이닝 신'(2021)(개인 소장가 기증), 디지털 시대 속 조각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최하늘의 '다각'(2020)(이소영 소통하는 그림연구소 대표 기증), 다채로운 색감과 기하학적 패턴의 회화로 주목받는 힐러리 페시스(Hilary Pecis)의 '오래된 덩굴'(2022)(홍원표 기증) 등 소장가들의 기증이 올해도 이어졌다.
이와 함께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 김구림 작가의 1970년대 작품 3점, 대구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곽훈, 대구 원로작가 강근창, 남충모의 작품을 기증받았으며, '2021 대구포럼-시를 위한 놀이터' 전시의 출품작 비아 레반도프스키(Via Lewandowsky)의 '굿 갓(Good God)'(2018/2021), '제21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 강요배의 '어느 가을날'(2021)과 '2022 다티스트 위치-나-제안' 전시의 출품작인 박창서의 '5607250'(2022)등 작가 기증도 이뤄졌다.
대구미술관 관계자는 "수집 현황 분석자료를 토대로 설정한 올해 대구미술관 소장품 방향은 △대구 현대미술사 흐름 반영 △1960~80년대 한국 전위예술 또는 한국 미술사 주요 작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뉴미디어 △동시대 국내외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 등 크게 4가지"라면서 "대구 미술 발전을 위해 소중한 작품을 기꺼이 기증해주신 기증자들을 예우하고 기증 문화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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