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 버스, 혈세로 연봉잔치…"개혁 없이 지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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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17  |  수정 2022-11-17 06:42  |  발행일 2022-11-17 제23면

대구시의 '시내버스 특정감사' 결과는 준공영제와 버스 운영 및 관리의 개혁이 시급함을 확인시켰다. 시내버스에 퍼붓는 혈세가 연간 2천억원을 넘지만 지원이 해마다 늘어나는 이유가 드러난 셈이다. 분통이 터지는 것은 적자를 낸 업체는 지원금으로 이윤을 챙겨 가고 임금 인상을 둘러싼 갈등은 거듭되고 있는 사실이다. '개혁 없이 지원 없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하고 메스를 과감히 들이댈 때다.

대구시는 최근 5주간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시내버스 부실 운영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졌는데 7년 만에 감사가 이뤄진 것부터 이해되지 않는다. 감사에 왜 이리도 인색했던가. 혈세가 어떻게 새는지 알아야 대처할 수 있는데 여태껏 손 놨던 까닭이 궁금하다. 관리 감독 기관에 대한 감사도 뒤따라야 이 부조리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감사 결과 무려 19건이 적발됐다. 업체 임원 인건비를 과다 집행해 연간 18억원이나 추가 지출한 것은 분노할 일이다. 연봉 1억5천만원 이상 임원이 5년 만에 3배 늘었다고 한다. 대표이사의 연차·주휴 수당 지급 근거가 미비하거나, 관리직 인건비를 표준원가보다 적게 집행하고 이를 다른 항목으로 전용한 것도 심각한 사안이다. 지난해 추가 재정 60억원을 투입한 '교통개선위원회'도 실시하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대구시가 버스 요금 체계를 다시 들여다보는 것은 이해하지만, 도덕적 해이가 만연한 업체의 과감한 개혁을 먼저 주문하는 것이 순서다. 계속 버스회사에 끌려다녀선 안 된다. 그래도 안 되면 △준공영제 틀 전면 개선 △완전 공영제 △일부 노선 공영제 △민영제라는 다양한 옵션을 놓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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