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도어스테핑 중단, MBC기자·비서관 설전 여파…대통령실 "근본 검토"

  • 정재훈
  • |
  • 입력 2022-11-22  |  수정 2022-11-21 19:26  |  발행일 2022-11-22 제1면
윤 대통령의 소통방식 출근길 즉석문답 중다.

도어스테핑 재개될까

홍준표 대구시장 "도어스테핑 중단 잘한 것. 조마조마했다 국민과 가까워지려는 윤 대통령 뜻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
尹 도어스테핑 중단, MBC기자·비서관 설전 여파…대통령실 근본 검토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중단했다. 도화선은 지난 18일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사이의 공개 설전이었다. '잠정' 이란 단서가 달았지만 '용산 시대'의 상징과도 같았던 윤 대통령의 소통방식이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도어스테핑 중단을 알리며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1분쯤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에 도착한 다음 곧장 집무실로 향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평소 도어스테핑이 진행되던 1층 로비에는 전날 설치된 가림막에 막혀 윤 대통령의 출근 모습이 직접 노출되지 않았다.

대통령실 측은 도어스테핑이 중단된 이유로 최근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사이의 설전 때문임을 확실히 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당시를 "고성이 오가고 난동에 가까운 행위가 벌어진 현장"이었다고 지적한 뒤 "정당한 취재 활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 참모들도 지난 주말 5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거쳐 도어스테핑을 이대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출입기자실 보도지원을 담당하는 김영태 대외협력비서관(옛 국민소통관장)은 이날 설전을 이유로 사의를 밝혔다.

도어스테핑은 윤 대통령의 국민과 소통 의지를 대변하는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기고 기자실을 집무실 바로 아래층에 둔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점에서 용산 시대의 대표적 변화로 꼽혔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튿날인 지난 5월11일 첫 도어스테핑을 시작으로 이달 18일까지 무려 61차례에 걸쳐 기자들과 즉석 문답을 이어왔다.

MBC와 대통령실 간 갈등 국면이 단편적 사안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도어스테핑 재개는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일단 '잠정' 중단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뾰족한 재발 방지책을 찾기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는 "(도어스테핑이) 오히려 국민과의 소통을 저해하는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며 재개를 위해서는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야는 도어스테핑 중단 결정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MBC가 도어스테핑 중단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대통령실을 엄호했고, 홍준표 대구시장도 "국민과 가까워지려는 대통령의 뜻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참 잘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야당은 대통령실이 언론을 탓하며 '권위적이고 좀스러운 대응'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