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얼마나 오래 갈까?…대구지역 주유소 재고 고작 '7일분'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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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30 17:52  |  수정 2022-11-30 18:03  |  발행일 2022-12-01 제3면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가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휘발유·경유의 공급도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구지역 주유소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업계는 아직 7일 정도의 재고 여유가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품절 주유소'가 속출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결국 피해는 시민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판국이다.

30일 대구시와 주유소협회 대구지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대구지역 주유소 330여곳의 재고량은 40~50% 수준이다. 적은 곳은 30%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유소는 주로 월말쯤 다음 한 달 동안 사용할 기름 재고를 요청하기 때문에 현재 저장탱크를 가득 채운 주유소는 거의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유소협회 직원들은 이날 오전부터 고객이 많은 주유소를 찾아다니며 재고량 파악에 나섰다.

주유소협회 대구지회 관계자는 "정유 공급이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다. 탱크로리를 소유한 소수의 주유소는 자체적으로 기름을 공급할 수 있고, 화물연대 소속 차량 중에서도 알음알음 공급을 해주는 경우가 일부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비중이 낮아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한두 곳의 주유소에서는 이틀 내 기름이 바닥난다고 연락해 올 정도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파업이 12월 초까지 계속되면 기름이 바닥나는 주유소가 속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석유화학제품은 특성상 탱크로리(유조차)로만 운송할 수 있지만 SK이노베이션·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등 4대 정유사 직영차량 중 80% 정도는 화물연대 소속이다. 더욱이 여수산단에서 생산된 제품은 아예 반출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유소에서 주유소로의 석유제품 운반도 유조차가 담당하고 있어 기름 수급이 힘든 상황이다.

총파업 이후 품절주유소가 발생하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정유공장·저유소 등 주요 거점별 입·출하 현황 점검에 나섰다. 수송 차질이 있거나 우려되는 경우 정유사 간 협조해 화물연대 미가입 차량 등을 활용한 '비상 수송체계'를 가동 중이다. 대구시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비상수송체계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대구시 관계자는 "비상 수송을 위해 화물연대 미가입 차량을 파악 중인데, 이는 수소문 수준이어서 정확한 파악이 힘들다"며 고충을 호소했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12월 초가 되면 대구에서 재고분을 요청하는 주유소가 꽤 나올 수 있다. 파업이 지속되면 판매가 중단되는 주유소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품절 주유소 현황 정보는 30일부터 매일 오후 4시쯤 오피넷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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