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 유망기업 사모펀드 사냥감 되도록 방치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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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06  |  수정 2022-12-06 09:24  |  발행일 2022-12-06 제23면

대구 달성군 논공읍에 본사를 둔 자동차 부품회사의 모기업이 부도처리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옛 한국델파이를 인수한 뒤 사명을 바꾼 이래AMS<주>가 지난달 30일 지주사인 <주>이래CS의 최종 부도로 1천200여 명의 일자리가 위협을 받고 있다. 이래AMS는 지주사의 지분가치가 5천400억원에 달한다. 전기·친환경차 부품 전문 기업인 이래그룹은 GM 등 해외수주 비중이 80% 이상이다. 수주 잔고는 4조원, 올 예상 매출액은 6천500억원, 미국 등의 공장을 포함한 종업원 총원은 4천여 명에 이른다.

이 회사의 부도 이유는 지주사가 사모펀드 대여금 600억원 중 이자를 제외한 500억원을 코로나19 확산과 반도체 수급 불안 등의 적자 경영으로 제때 상환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흑자 전환으로 원금을 상환 중인 가운데 돌연 투자금 회수 기간 6개월 연장을 명분으로 경영권 이전, 6개월 후 대주주 전체 지분 무상 양여, 대표직 사임, 일체의 이의 청구 및 소송불허 등의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부도 후 회사를 헐값에 인수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사모펀드 측의 입장이 나오지 않아 경영진과 사모펀드 간 어떠한 이해관계와 다툼이 있었고, 이것이 채권금융권에 경영권 갈등으로 비쳐 부도로 이어진 그간의 사정은 자세히 알 수 없다. 다만 정상화 단계로 접어든 기업이 갑자기 부도처리된 과정에 기업사냥 등의 불공정하고 불순한 의도가 개입되지 않았는지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구시 등 유관기관은 수천 명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는 사태를 간과해선 안 된다. 경영진과 사모펀드 및 채권금융권의 입장을 잘 중재해 지역경제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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