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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임성미가 대구시향과의 협연 전날인 지난 8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고향 대구 관객과 만나게 돼 너무 뜻깊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대구에 서 더 자주 연주를 하고 싶습니다."
지난 9일 열린 대구시립교향악단 제490회 정기연주회 전날인 8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만난 대구 출신 피아니스트 임성미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임성미는 성화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음대를 실기 수석으로 입학한 후 미국 보스턴대에서 장학금 수혜자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국내외 페스티벌, 실내악 공연 등에서 독주·협연을 펼쳐왔으며, 현재 미국 인디애나 음악대학(제이콥스 스쿨 오브 뮤직)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의 이번 연주는 42년 만에 대구시향과 함께하는 무대다. 첫 협연은 1974년 8세 때다. 당시 경북예고, 서울예고, 선화예고, 부산예고 등에서 피아노 강사로 활동한 어머니 정정자씨의 문하생들이 참여한 협주곡의 밤 무대에 올랐다. 이후 1977년과 1980년 '피아노 협주곡의 밤'에서도 대구시향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대구콘서트하우스 무대를 보니 관객의 열기를 확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미국에서 계속 지내다 보니 큰딸인데도 어머니에게 못해 드린 것도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어머니에게 대구에서 하는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어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임성미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3번'을 연주했다. 그는 이 곡을 하자고 제안한 이유로 2악장을 꼽았다.
"모차르트와 같은 천재적인 작곡가의 곡은 똑같은 노트(note·음)지만 연주자에 따라 다르게 연주할 수 있는 것이 공통점인 것 같아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3번'의 2악장도 연주자마다 템포가 달라요. 템포는 연습하면서 어떤 자신만의 색깔이나 이야기가 나옴에 따라 나중에 정해지는 거죠. 템포 마킹은 있지만, 그 범위 안에서 조금 더 느릴 수도 있고 더 빨리 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랜만에 대구를 찾은 임성미는 대구에서의 기억을 어렴풋이 떠올리기도 했다. 대학 진학으로 서울에서 활동했고 미국으로 유학 가면서, 현재 대구에 사는 가족은 없다.
"한일극장 인근 문화동에 살았는데, 길 이름 정도만 익숙하고 아는 곳이 하나도 없네요. 어렸을 때 계명대에 외국인 교환교수들이 와 계셨는데, 우리 집 형편이 좋지 않다 보니 그분들로부터 배웠던 기억도 납니다. 당시 기교보다는 굉장히 음악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고 가르쳐주셨는데,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는 고향인 대구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싶은 바람을 나타냈다. 이번에도 경북예고 등 대구에서 음악을 하는 학생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연주자로서 경험을 나누고 싶었지만, 대구에 머무를 수 있는 기간이 짧아서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구를 오랫동안 떠나있었는데, 고향에 봉사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재직 중인 대학에서 지방 학생을 보기가 어려운데, 미국 유학을 오려는 대구의 음대생들에게도 제가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글·사진=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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