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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키-펑션' 전시에서 선보이고 있는 강원제 작품. <대구미술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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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키-펑션' 전시에서 선보이고 있는 김민희 작품. <대구미술관 제공> |
세계 속 K-팝(POP) 신드롬을 바라보는 젊은 현대 미술 작가들의 이야기가 대구미술관의 2022 Y아티스트 프로젝트인 '펑키-펑션(Funky-Function)'展에서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대구미술관은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며 'Y 아티스트 프로젝트'를 개인전에서 주제전으로 새롭게 개편했다. 이는 현시대의 문화적 특성을 뾰족하게 집어낸 주제를 연구·기획함과 동시에, 한 명의 개인 작업이 아니라 동시대를 함께 하는 다수의 작가를 통해 연구 기반의 실험적이고 참신한 전시를 보여주기 위한 취지다.
대구미술관 4·5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올해 'Y 아티스트 프로젝트' 전시의 주제는 'K-팝'이다.
K-팝을 필두로 영화, 댄스, 드라마, 뷰티 등 다방면의 장르에서 세계적인 K-신드롬(K-Syndrome)을 탄생시키고 있는 현재, 자연스레 동시대에 함께 숨 쉬는 현대미술에서도 K-콘텐츠의 활용이 두드러진다.
이번 전시에는 강원제, 김민희, 듀킴, 류성실, 최윤, 최하늘 등 6명의 젊은 현대미술 작가가 참여해, K-팝을 복잡 미묘한 문화 현상으로 보고 그 이면에 주목해 동시대 미술 세계를 통해 담론화하고자 한다.
강원제(1984~)는 '그리기'를 중심으로 회화, 설치 등의 작업을 통해 결과물보다는 행위의 과정, 여기에서 부서지고 새로이 생겨나는 부산물들에 관심을 가진다. 이러한 작가의 작업은 다양한 시리즈들에 걸쳐 보여지는데, 이는 무던히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들어진 세상의 모든 것 중 선택된, 그리고 선택되지 않은 것들의 경계와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김민희(1991~)는 1980~90년대 일본의 애니메이션, 사이버펑크 등의 이미지를 차용한 회화를 통해 시간성이 부여된 여성 캐릭터의 재해석을 보여준다.
듀킴(1985~)은 종교와 퀴어, 대중문화와 하위문화 등 우리 사회에서 조금은 배제되어진 존재들에 대해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매체들로 표현한다. 그는 스스로가 아이돌이 돼 노래와 안무,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다.
류성실(1993~)은 1인 미디어 시대라는 동시대 플랫폼, 음반 제작과 뮤직비디오, 웹 기반의 유저 인터렉션 등 현재 대중문화의 표상적 특징들을 활용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시각 예술가의 범주를 넓혔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날것의 부캐와 세계관으로 관객에게 자연스레 침투해 컬트적 팬덤을 만들기도 하며 이를 통해 K문화의 근본적 시대상과 현재 한국사회의 접점들을 보여준다.
최윤(1989~)은 정치적 대북방송에서 11개의 대형 스피커를 통해 K-팝 음악을 반복해서 튼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말로는 쉽사리 규정할 수 없는 모호한 K문화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들을 이야기한다. 최하늘(1991~)은 퀴어, 조각사, 문화적 이슈들을 중심으로 시의성 있는 메시지들을 던진다.
전시를 기획한 이혜원 학예연구사는 "K-팝은 더 이상 특정 국가나 연령층만이 향유하는 문화가 아니라 이제는 장르를 넘어서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문화적 작동들이 유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관람객이 함께 참여하고 다양한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해 완성되는 전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12월31일까지 수험생을 위한 '굿바이-수능'을 실시해 2023 수능 수험표 지참 수능생과 동반 4인까지 관람료를 30%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전시는 내년 1월15일까지.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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