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상상력 그 위에 경이로운 기술 '아바타: 물의 길'

  • 윤용섭
  • |
  • 입력 2022-12-15 07:14  |  수정 2022-12-15 07:17  |  발행일 2022-12-15 제16면
13년 만에 베일 벗은 두 번째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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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다. 전 세계 영화업계의 표준을 만들어 가는 곳이 바로 한국이다." 지난 9일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의 홍보차 내한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첫 일성은 한국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관심이었다. 그는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과 토크쇼 등을 통해서도 자신들을 뜨겁게 반겨준 한국 팬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아바타2'가 13년 만에 베일을 벗었다. 2009년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월드와이드 역대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아바타'의 후속 편이 전편을 뛰어넘는 스케일로 돌아왔다. 14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한 아바타2는 카메론 감독이 "'아바타'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했을 만큼 다채로운 볼거리와 이야기로 가득하다.

열대우림 벗어나 판도라 행성 수중세계로
나비족의 새 교감…가족 대서사로 확장
기후변화·자연과 공존 등 메시지 전달

프레임 수 증가·명암 강조…실재감 높여
정교한 비주얼 위해 수중 퍼포먼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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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가르치는 영화가 아닌, 느끼는 영화

아바타2는 부부가 된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와 네이티리(조 샐다나)가 생존을 위한 긴 여정에 나서고 이들이 길 위에서 겪는 모험과 전투가 주된 이야기다.

"시리즈를 만든다면 판을 더 키워야만 했다"는 카메론 감독의 말처럼 영화의 배경을 바다로 옮겨 더 광활하고 경이로운 비주얼을 선보였다. 바다에 사는 멧케이나족이 새롭게 등장해 터전을 떠나 이방인이 된 나비족과 교감하게 되는 과정에선 가족의 대서사로 이야기를 확장했다.

카메론 감독은 "가족이라는 큰 약점이 생긴 것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며 "기후변화, 자연, 지속 가능성 등 중요한 메시지들을 담았다"고 말했다.

나비족과의 팽팽한 접전 끝에 후퇴한 지구의 기업 RDA는 더 강력해진 무기와 함께 판도라 행성으로 돌아온다.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된 RDA의 무분별한 착취와 개발로 인해 점차 생명력을 잃어가는 판도라 행성의 모습은 우리가 직면한 기후변화와 환경 그리고 자연과의 공존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중요한 포인트다. 궁극적으로 아바타2는 가족의 의미와 성장에 대한 깊은 고찰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에 대한 이야기로 공감을 전한다.

카메론 감독은 "바다가 어떻게 위협을 받고, 우리의 선택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주고 싶었다. 이는 지구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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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의 광활한 바다가 펼쳐지다

13년 만에 돌아온 시리즈인 만큼 더욱 완벽한 작품을 선보이고자 했던 카메론 감독은 최첨단의 기술 레벨을 적용해 과감한 도전 정신을 이어갔다.

스토리와 영상미, 기술력이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됐는데, 광활한 바다에서 펼쳐지는 경이로운 수중 신들은 입체감을 한층 더한 4K 3D를 통해 아바타2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최상의 영화적 경험을 제공한다. 초당 프레임 수를 증가해 영상을 선명하고 매끄럽게 만드는 HFR, 영상의 명암을 강조해 밝기의 범위를 확장하는 HDR 등을 적용해 실재감을 높였다.

전편의 열대우림에서 판도라 행성의 수중 세계를 펼쳐낸 것에 대해 카메론 감독은 "영화로서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바다는 나에게 중요하다. '아바타: 물의 길'을 통해 개인적인 삶과 영화 두 개 모두를 잡고 싶었다"며 "바다는 나의 개인적인 관심사이기도 하고, 내가 많이 알고 잘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내게 바다는 '드림 월드'"라고 밝혔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상주 탐험가로도 활동할 만큼 바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지닌 카메론 감독이 이번 시리즈의 배경을 바다로 선택한 건 그 점에서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진다.

아바타2는 더 정교하고 사실적인 비주얼을 위해 90만갤런(약 340만6천870ℓ)의 물탱크에서 배우들의 '수중 퍼포먼스 캡처' 촬영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제작진과 배우들은 스쿠버 장비 없이 오로지 숨 참기만으로 물속에 머무르는 방법을 배워 실제 촬영에 임했다. 네이티리 역의 조 샐다나는 "물 안에서의 모든 에너지를 연기로 승화시키고 캐릭터가 경험하는 순간을 드러내고 표현할 수 있어야 했기에 굉장히 어려웠다"면서도 "이제는 그 어느 때보다 물 안에 있는 것에 훨씬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퍼포먼스 캡처에서 가장 관심을 둔 부분은 신체 및 얼굴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요소들, 미세한 표정 변화, 눈빛 등 모든 것을 포함한 배우들의 연기다. 배우들이 연기하는 순간순간이 신성하게 느껴졌을 만큼 기술력의 궁극적인 목표가 디테일한 감정의 전달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실제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기술력의 진화만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기술력이 배우들의 연기와 감정, 이야기의 흐름을 결코 압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바타' 시리즈가 신기술의 도입을 꾀하고 스크린에서 훨씬 더 표현력 넘치는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관객들을 사로잡는 것은 이야기와 캐릭터, 스크린을 뚫고 와 닿는 감정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바타'는 시리즈 중 3편의 편집을 끝냈고, 4편의 일부는 촬영을 마친 상태다. 카메론 감독은 "5편도 가능하다면 만들고 싶다. 궁극적으로 하나의 거대한 스토리가 될 것"이라고 밝혀 다시 한번 신드롬을 일으킬 경이로운 시리즈의 탄생을 예고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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