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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영남일보에서 열린 2023년도 '영남일보 문학상' 예심에서 심사위원들이 응모작을 살펴보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eongnam.com |
"시는 자연이나 사물을 다룬 전통적인 소재부터 역사, 종교, 우주 등 소재가 매우 다양했다. 소설은 돌봄과 노동,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많았다"
지난 15일 영남일보에서 열린 2023년도 '영남일보 문학상(신춘문예)' 예심 심사위원들은 올해 작품 경향을 '소재의 스펙트럼이 넓고 다양했다'고 평했다. 예심에는 권기덕·고명재 시인(시 부문), 이경란·박지음 소설가(단편소설 부문)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지난 9일 마감한 '영남일보 문학상'에는 시와 단편소설 두 부문에서 총 1천905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100여 편 증가했다. 부문별로는 시 1천702편, 단편소설 203편이 접수됐다. 지원자 연령대는 10대부터 80대까지로 다양했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은 물론 서울·경기·대전·충남·충북·인천·부산·광주·전남·전북 등 전국 각지에서 응모했고, 미국·호주·일본 등 해외에서도 작품을 보내왔다.
시 부문 예심위원들은 '절제'와 '현대성'을 강조했다. 권기덕 시인은 "삶과 꿈, 외로움과 슬픔을 다룬 응모작이 많아 읽는 즐거움이 있었지만 감정이 과잉된 작품이 많아 아쉬웠다. 다소 편차가 있었지만 현실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가 인상 깊었다 "고 했다. 고명재 시인은 "공동체와 소통하기 보다는 자기표현에 지나치게 치중한 작품들은 제외했다. 대신 언어적 모험을 감행하고 현대적이고 새로운 실험을 한 작품에 눈길이 갔다"고 평했다.
단편소설 부문 예심위원들은 한때 비중 있게 다뤄졌던 코로나와 SF 소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고 평했다. 박지음 소설가는 "코로나가 이제는 작품을 끌어가는 중심 이야기 보다는 배경으로만 다뤄지고 있다. 대신 일상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 많았다"며 "인터넷 기호를 남발하는 작품도 많았는데 이는 '화면 세대'의 특징으로 보인다. 전략적으로 사용할 땐 좋지만 습관적으로 사용하면 문단 사이의 유기적 연결이 안돼 흐름을 방해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경란 소설가는 "자본주의의 화두인 노동과 돌봄을 소재로 한 작품이 유난히 많았다. 예상치 못한 돌봄의 상황이 닥쳤을때 이를 수용하기 전까지의 혼란과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 작품이 인상 깊었다"며"이태원 참사 때문인지 죽음에서 비롯된 상실을 이야기한 작품도 눈에 띄었다"고 평했다.
이날 예심 결과 시 19편, 단편소설 8편이 본심에 올랐다. 영남일보 문학상 당선작은 이달 본심을 거쳐 2023년 1월 2일자 영남일보 신년호에 발표될 예정이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백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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