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발천의 옛 물길과 왕궁 북문으로 들어가는 남북대로 찾았다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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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22  |  수정 2022-12-21 15:38  |  발행일 2022-12-22 제8면
폭 20m, 잔자갈 바닥에 깔아…대로 서북쪽에서 배수로도 확인
신라 발천의 옛 물길과 왕궁 북문으로 들어가는 남북대로 찾았다
발천권역 조사 범위 및 성과. 문화재청 제공

경북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월성 북쪽과 계림을 지나 남천으로 발천이 흐른다.

신라 시조 박혁거세 왕의 비인 알영이 발천에서 겪은 일화가 삼국유사에 기록돼 전해진다.

삼국유사에 “사량리 알영정에 계룡이 나타나 왼쪽 옆구리로 여자아이를 낳았는데 입술이 닭의 부리 같아 냇가에 가서 목욕을 시켰더니 그 부리가 퉁겨져 떨어졌으므로 그 천의 이름을 발천이라 하였다”라고 기록돼 있다.

문화재청은 2019년부터 신라 왕경 핵심 유적 복원 정비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발천의 옛 물길과 석교지(돌다리가 있던 터)에서 시작되는 남북대로를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신라 발천의 옛 물길과 왕궁 북문으로 들어가는 남북대로 찾았다
발천 조사구역 원경과 주변 유적지. 문화재청 제공


남북대로는 신라의 왕궁인 월성으로 들어가는 넓은 길이다. 폭은 20m이며 잔자갈을 바닥에 깔고 다졌다.

대로 북쪽은 통일 신라 시대 건물터인 전랑지로 연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랑지는 발굴유적의 규모나 건물의 배치 등으로 미루어보아 신라 시대 북궁(북쪽에 있는 궁궐)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또한, 대로의 서쪽 편에는 대로와 같은 길이 방향으로 길이 50m, 폭 80㎝ 정도의 배수로도 확인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당시의 궁궐(월성)과 연결되는 신라 왕경 도시 골격의 실체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월성에서 발천 석교지를 건너면 남북대로가 이어지고 대로 서쪽 편에는 다양한 대형 건물군과 우물 1기가 배치돼 있다.

대로 동쪽 편은 건물군 없이 회랑만 배치된 형태다. 건물군의 배치 양상과 위치 등으로 볼 때 신라 왕궁(월성) 밖의 관아유적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문화재청은 이번 조사에서 관아 건물군의 아래층 수혈 주거지에서 3~4세기경에 나타나는 단경호(둥근 몸통에 짧은 목이 달린 토기)와 접시에 높은 굽을 붙인 고대 식기 중 하나인 통형고배도 출토됐다고 밝혔다.

월성 성벽 아래층에서도 다량으로 유물이 출토돼 월성 이전 시기의 신라 문화 연구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경북도·경주시와 23일 경주 월성 북편에 있는 동부사적지대 중 발천권역에 대한 발굴조사 성과를 일반에 공개하는 현장 설명회를 한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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