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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만에 부활한 장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더쿱디스트리뷰션 제공> |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에 기념비적인 작품이 제작,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오는 25일 일반에 공개되는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은 '흥부와 놀부'(1966), '콩쥐팥쥐'(1977) 이후 45년만에 한국서 만들어진 장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한땀 한땀 장인정신으로 만든 이 작품은 제작에 무려 3년3개월을 투입했다. CG를 사용하지 않고, 촬영대상을 단일 프레임마다 촬영한 뒤 그 이미지를 연속적으로 재생해 영상을 만들어냈다. 한 컷을 찍는데 평균 8시간이 소요됐다. 순록들이 떼로 달리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애니메이터 2명이 이틀밤을 꼬박 새워가며 촬영을 했다. 그 결과 요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처럼 세련되고 화려한 맛은 덜하지만 따뜻하고 포근한 아날로그 매력이 감동적이다.
'엄마의 땅'은 툰드라 설원에 사는 소녀 그리샤가 아픈 엄마를 구하기 위해 전설의 붉은 곰을 찾아 떠나는 미라클 어드벤처다. 제작진은 새하얀 설원, 수천 마리의 순록떼, 황홀한 오로라 등 모든 장면을 수작업으로 창조했다. 스티로폼을 잘라서 눈을 만들고 여러 장의 천을 겹쳐서 오로라를 표현하는 등 시간과 노력을 들인 만큼 독보적인 영상미를 구현했다.
스튜디오 요나의 박재범 감독은 "영화의 잘되고, 못되고를 떠나서 이 작품이 한국 땅에서 개봉하는 것 자체가 제겐 기적처럼 여겨질 정도로 우여곡절이 많았고, 제작여건도 썩 좋지는 않았다"라며, "툰드라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다양한 인물군상을 통해 우리네 삶의 한 단면을 표현해보고자 했는데, 스톱모션 특유의 아날로그적 매력이 보는 이에게 따스한 감동을 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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