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전시&아티스트] 이영철 '사랑, 봄 소풍'展...행복, 사랑, 마음 속 풍경을 담다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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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26  |  수정 2023-01-26 08:12  |  발행일 2023-01-26 제17면
[Zoom in 전시&아티스트] 이영철 사랑, 봄 소풍展...행복, 사랑, 마음 속 풍경을 담다
이영철 화가. <박주희기자>
[Zoom in 전시&아티스트] 이영철 사랑, 봄 소풍展...행복, 사랑, 마음 속 풍경을 담다
이영철의 '꽃밥'

이영철의 그림은 순박하고 따사롭다. 그의 그림에는 자연과 인간의 동심이 같이 어우러진 행복한 세상이 담겨 있다. 꽃, 첫사랑의 연인, 보름달, 집, 나무, 호랑이 등은 그의 화폭에 주로 등장하는 몇 가지 주요 키워드다. 이영철은 "계절로는 주로 봄을, 사랑으로는 첫사랑을 그리며, 자연과 인간이 함께 희망과 사랑을 노래하는 모습을 캔버스에 담는다"고 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 짓게 하고 그리워 하게 하고 꿈꾸게 하고 사랑하게 한다.

봄산 이영철의 '사랑, 봄 소풍'전(展)이 방천시장 인근에 위치한 갤러리 토마(대구시 중구 달구벌대로 446길 18-13)의 계묘년 첫 초대전으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랑과 행복을 주제로 희망 세상을 그리는 이영철의 작품 3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이영철은 마음 속에 떠오르는 풍경을 시적 감성과 동심에 기대어 화폭에 담는다고 했다. 그 까닭은 한때 모두 아이였던 어른들이 이제는 돌아갈 수는 없지만, 돌아보기만 하면 늘 지금 여기에서 순수함으로 빛나는 행복을 발견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그의 그림 속에 인간은 작게 표현돼 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작가의 동양적 사고가 내재 된 까닭이다. 또한 그의 화폭 속 호랑이는 겉모습은 호랑이지만, 어릴 적 호기심 많았던 인간의 모습이 투영돼 있다. 작가는 "실제로 동물들은 눈에 흰자위가 거의 없다. 하지만 내 그림 속 호랑이는 사람처럼 흰자위가 있어 눈동자를 왔다 갔다 하며 감정 표현을 한다. 꽃랑이·봄랑이·사랑이로 이름도 지어줬다"면서 "이 호랑이를 통해 우리 인간의 모습을 보고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이 같은 사랑과 행복의 마음 속 풍경을 그리게 된 것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풍이 걸려서 병원에 입원해 계신 어머니 때문이었다.

"뇌를 다쳐 벽만 보고 계신, 불자이신 어머니를 위해 부처님을 그려 벽에 붙여놓았어요. 그랬더니 조금 반응이 있더라고요. 우리 어머니가 호전되실 것만 같은 느낌에 그때부터 정신없이 그림을 그렸죠. 황당하고 불안감 가득한 나를 치유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그림을 계기로 병원의 환자 및 의료진과도 대화의 물꼬를 술술 트게 됐어요."

작가는 "세상에 온 모든 생명이 사랑으로 지구별에 찾아와서 사랑으로 행복별을 소풍 다니다가, 사랑으로 우주별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꿈을 꾸고 있다. 그림 속에서는 이 불가능한 꿈이 가능하니까"라면서 "사람, 나무, 풀꽃, 길냥이, 강아지풀 등 모든 지구생명체가 서로 돕고 위로하며 대양심(大洋心)으로 하나 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의 그림에 늘 '첫사랑'이 등장하는 것도 서로의 고단함을 토닥여주고 헌신하며 아껴주는 마음(愛)을 기억하라는 작가의 메시지에 다름 아니다.

"사랑은 곧 '아낀다'는 의미입니다. 첫사랑할 때는 상대편을 아끼잖아요. 그때는 뭐든지 대신 해 주고, 들어주고, 애지중지합니다. 쉽게 말해 '너 없이는 못 살아'죠.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너 때문에 못 살겠다'가 돼요. 그때부터는 시키려 하고, 상대를 바꾸려 하고, 안 들으려고 해요. 그게 결국은 사랑을 하지 않는다기 보다 아끼는 마음이 없어진 거에요. 그림을 통해 그 '아끼는' 사랑의 의미를 떠올리게 하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겁니다."

이영철은 안동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계명대 미술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으며, 베스트셀러였던 혜민 스님의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개정판에 그림을 그리면서 크게 이름을 알렸다. 전시는 28일까지.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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