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Hot Issue] 더부살이 신세 못 면한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뿔뿔이 흩어진 본부·부서 모을 단독 청사 마련해야"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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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26 07:25  |  수정 2023-01-26 07:29  |  발행일 2023-01-26 제16면
작년 6개 기관 통폐합해 출범했지만 소속 기관 문예회관·삼덕동 등 분산
주요 본부는 '작은집'격 문예회관에 자리…"장기적 관점서 생각해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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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둥지를 트는 대구문화예술회관 전경. <영남일보 DB>

대구의 문화예술·관광 정책 컨트롤타워인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하 진흥원)의 단독 청사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지역 문화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전신인 문화재단 출범 당시부터 단독 청사 없이 출범한 데 이어 진흥원으로 통폐합되는 과정에서 또다시 '더부살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출범 당시 대구문화재단은 단독 청사 없이 대구시 유형문화재 제48호인 중구 대봉동 옛 대구상업학교 본관 건물을 사무실로 사용해왔다. 이후 이 건물이 정밀안전진단 용역 결과 D등급을 받아 건물에 대한 보수가 필요해지자 지난해 3월 말부터 소석빌딩(중구 삼덕동 2가) 9·10층을 임차해 재단 문화정책실·경영지원본부·시민문화본부 사무실로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옛 대구상업학교 본관에 있던 일부 부서는 대구예술발전소, 도시철도 2호선 범어역에 있는 아트랩 범어로 뿔뿔이 흩어졌다.

같은 해 10월 문화재단을 포함한 대구의 문화예술·관광 관련 6개 기관을 통폐합해 진흥원이 출범했지만 여전히 더부살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출범 직후 원장실과 일부 본부를 진흥원 소속인 대구문화예술회관으로 옮기려 했지만 이마저도 여유 공간이 없어 난관에 부딪혔다. 이 과정에서 문예회관 내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연습공간을 대구콘서트하우스로 이전하는 안이 제시됐지만 단원 학부모들이 안전 문제 등을 들어 강하게 반발해 무산됐다.

우여곡절 끝에 소년소녀합창단 연습공간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문예회관 내 공간을 새롭게 재배치해 이달 말 원장실 포함 일부 본부 사무실이 문예회관에 둥지를 틀게 됐다. 소석빌딩 10층에 있는 기획경영본부·감사실은 27일 문화예술회관으로 이전한다. 기획경영본부는 회관 내 식당을 리모델링한 공간을 사무실로 사용하게 된다. 감사실은 회관 내 제2예련관 2층에 자리 잡는다. 대구테크노파크(동구 신천동)에 있던 관광본부는 오는 28일 소석빌딩(10층)으로 이전한다. 소석빌딩 9층에 있는 시민문화부는 현재 사무 공간을 그대로 사용한다.

진흥원 관계자는 "관광본부는 소석빌딩 계약 기간이 1년 정도 남아 있어 그 공간을 활용하게 됐다. 앞으로 회관 내 어떤 공간으로 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역 문화계에서는 뿔뿔이 흩어져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일부 본부와 부서를 한곳에 모을 수 있는 진흥원 단독 청사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구시는 문화예술회관을 진흥원 사무실로 결정하면서 '가장 상징적이자 핵심 기관'이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문화계 일각에선 진흥원 소속 시설에 진흥원이 자리 잡는 것을 의아해하고 있다. 이 역시 '큰 집'이 '작은 집'에 더부살이를 하는 격이기 때문이다.

지역 문화계 한 관계자는 "지역 문화예술·관광정책의 컨트롤타워라고 하지만 단독 청사 없이 사무실이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다. 최근에는 대구시 정책 기조가 '예산 절감'이라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제대로 된 청사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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