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과식·과로 후 우상복부 동통 있다면 담석증 의심해야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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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07 07:31  |  수정 2023-02-07 07:33  |  발행일 2023-02-07 제16면
비만인구 증가·고령화로 10년간 2배↑…식생활 서구화돼 '콜레스테롤 담석'↑
임신횟수 많은 40대 女, 담석 생길 확률 높아…황달 동반 시 즉시 병원 가야
담석, 물 많이 마셔도 저절로 빠져나가지 않아…불포화지방산 섭취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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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석증으로 고생하는 환자 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최근 10년가량 2배 이상 늘어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만 인구 증가와 고령화를 꼽고 있다. 다시 말해 앞으로도 더 늘어날 수 있는 구조에 놓여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담석증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런 탓에 담석증에 대해 잘못 알고 있어 제때,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담석증 환자는 24만179명으로, 2010년(10만9천669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23.4%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대(20.3%), 70대(17.3%), 40대(15.8%) 순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 질환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한비뇨의학회가 최근 국내 20~60대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6.2%가 '요로결석이 담석증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담석증 발생과 요로결석은 아무런 상관이 없음에도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일부의 경우 물을 많이 마시면 담석이 저절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요로결석과 혼동해서 그런 것으로 담석에서는 모두 기대할 수 없는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담석증이란

담낭(쓸개)은 간에서 만들어진 소화액(담즙)을 저장하는 공간이다. 여기에서 나오는 담즙은 '담도'라는 통로를 거쳐 이동하게 된다. 담석증은 담즙을 저장하는 '담낭'이나 이동하는 통로인 '담도' 속에서 돌(담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여기에 생긴 돌이 담즙의 배출을 막아 통증과 황달 등의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담석증이 있는 경우 이러한 갑작스러운 복통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증상이 없을 경우 모르고 지내기 쉽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담석증의 경우 20~30년 동안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내는 경우도 있고, 이를 '무증상 담석증'이라고 부른다. 이런 무증상 담석증의 경우 치료할 필요가 없고, 대부분의 무증상 담석증의 경우 예방적 차원이라도 수술을 권하지는 않는다. 수술을 하지 않는 것이 하는 것보다 더 낫기 때문이다.

이처럼 담석증은 잘 알려진 병임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증상이 없거나, 있어도 증상이 천천히 나타나 초기에 병을 잡지 못하고 키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몸속에 담석이 있는지 모르고 지내다가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알게 되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탓에 담석증은 대부분 우연히 발견되고, 이들 중 약 80%에서는 평생 아무런 증상이나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약 20%에서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2%가량의 환자에게서 담낭염이나 여러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담석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장으로 보내는 길목인 담낭과 담도에 생기고, 이는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 담석(빌리루빈 담석)으로 나누게 된다.



콜레스테롤 담석은 콜레스테롤이 주성분으로 체질, 비만, 과식, 불규칙한 식사, 여성호르몬이나 약제 등의 영향으로 발생하고, 대부분 담낭에서 만들어진다.

색소 담석은 담즙 속에 들어간 세균이나 기생충이 원인이거나 단백질이 부족한 식사 등이 영향을 미쳐 발생한다.

담석증은 인종과 나라에 따라 발생 빈도와 종류에 차이를 보인다. 국내에서는 40~50대에 많이 생기고, 여성에게 더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콜레스테롤 담석보다 색소 담석이 많지만, 최근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콜레스테롤 담석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담석은 일반적으로 4F(Female(여성)·Fatty(비만)·Forty(40대)·Fecund(임신횟수가 많은 여성))를 가진 경우 생길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갑자기 심한 통증이 있을 때는

담석증의 주된 증상은 우상복부 동통으로, 갑자기 발생하는 아주 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이 통증은 간헐적으로 오는 산통 발작이 대부분으로, 과음·과식·지방섭취·육체적·정신적 과로 등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또 복통에 이어 발열이 나타나고 수일 후 황달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발열과 황달이 나타나면 패혈증이 동반되어 아주 위험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담석증이 의심되면 일단 복부초음파 검사로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이나 치료를 위해서는 역행적 췌담도조영술을 시행하고, 폐쇄성 황달이 심한 경우에는 경피적 담관조영검사가 도움이 된다.

담석증은 담석을 제거해버리는 근본적인 치료 요법과 담석에 의한 증상을 억제하는 대증요법으로 치료한다. 근치적 요법으로 과거에는 대부분 수술에 의존했지만, 최근에는 치료 내시경의 발달로 수술 없이 내시경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 담석증 중 일부분에서는 약물을 이용한 담석용해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근본적인 치료 요법은 담석의 위치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모든 검사를 통해 담낭에만 돌이 있고 증상이 있다면 수술을 원칙으로 한다. 과거에는 개복술을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복강경을 이용한 복강경담낭절제술을 시행한다. 담도에도 돌이 있는 경우에는 십이지장 내시경을 이용해 십이지장의 담도 개구부인 유두 부분을 절제, 담석을 제거한 후에 담낭 절제를 시행한다. 담낭 절제 수술 후 회복기 동안 소화가 잘 안 되거나, 속쓰림,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 일시적 증상으로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담석증 수술을 원치 않거나 수술에 대한 위험성이 큰 경우 혹은 증상들의 빈도나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경구 담석 용해요법, 초음파 쇄석술, 주입 용해제 등을 통해 치료를 할 수도 있다.

대증요법으로는 복통이 있는 경우 진경진통제를 사용하게 된다. 또 평상시 담석증 예방을 위해서는 식이 조절이나 체중 조절 등의 관리가 중요하다. 또 규칙적인 식사를 통해 담낭이 규칙적으로 담즙을 분비하도록 운동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식이요법으로는 오징어, 문어, 새우, 버터, 마가린 등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음식은 적게 먹고, 고등어, 명태, 견과류 등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카페인, 탄산음료 등은 소장에서 담즙산을 재흡수하는 데 장애를 주기 때문에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이태일 소화기내과 전문의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북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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