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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대구 중구의 K문고 이달의 책 코너에 전시된 슬램덩크. 황지경 기자 jghwang@yeongnam.com |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8일 기준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243만6천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대로라면 국내 개봉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최다 관객 수(379만 명) 돌파도 시간 문제다. 12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꿰차면서 '슬친자(슬램덩크에 미친자)'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각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에선 원작 애니메이션을 시즌별로 업로드 했고, 교보문고는 슬램덩크 1~20권을 '이달의 책'으로 선정했다.
슬램덩크의 폭발적 인기를 이끄는 건 30~40대다. 슬램덩크 관객의 67% 비중을 차지하는 이들은 청소년 시절 원작 만화를 봤던 추억을 떠올리며 '영광의 시대'가 부활했음에 열광하고 있다.
극장에서 자막·더빙 버전 모두 관람했다는 김모(38)씨는 "학창 시절 만화책을 보며 느꼈던 떨림을 다시 느끼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 향수를 만끽할 수 있는 명작이라 두 번이나 봤다"고 말했다.
극장판 흥행에 원작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주요 OTT에 원작 애니메이션이 실시간 스트리밍되면서 이를 즐기려는 10~20대들이 부쩍 늘었다.
직장인 장모(23)씨는 "요즘 너무 핫한 작품이어서 극장판 슬램덩크를 관람했다. 이후 원작을 볼 방법을 찾다가,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관람하고 있다"며 "누구나 공감하기 쉬운 내용에다 특히 '중꺽마' 감성이 크게 와 닿아 너무 좋았다"고 했다.
슬램덩크의 인기는 3년 전 수출규제로 불거졌던 '노 재팬' 정서도 잠재우고 있다. 최근엔 엔저 현상 등으로 일본 여행객에 이어 J콘텐츠 판매도 증가 추세다. 실제 지난해 8월 16만 명에 불과했던 일본 여행객 수가 올 1월에는 133만 명으로 8배 이상 급증했다.
허창덕 영남대 교수(사회학)는 "코로나 19 여파로 위축된 30~40세대가 예전 활기찬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소재를 만나면서 푹 빠져들고 있는 것"이라며 "슬램덩크 열풍은 당분간 이어 질 것"이라고 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황지경기자 jghw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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