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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적 극문학 및 극작가협회인 한국극작가협회는 긴 역사를 가진 단체다. 1971년 희곡작가협회로 창립해 2002년 사단법인으로 전환했으며 2016년 현재 이름으로 변경했다. 회원 수는 260여 명이다. 한국극작가협회는 계간지 한국희곡 및 한국희곡명작선을 130호까지 출간했으며 극문학 공연예술 축제인 '극작엑스포'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대구에서 첫 한국극작가협회 이사장이 탄생했다.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면서 연극·뮤지컬 등 다양한 작품을 발표하고 있는 안희철〈사진〉 이사장이다. 그는 1998년 '오늘의 문학' 희곡 신인상 수상 후 2001년 '부산일보' '전남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등단했다. 대구연극협회 수석부회장이면서 소극장 아트벙커 대표·극단 초이스시어터 대표를 맡고 있다.
안 이사장은 "어깨가 무겁다"며 첫 소감을 밝혔다. 그는 "대구연극협회 수석부회장도 맡고 극장 운영도 하면서 대구에서 활동하고 성장했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많이 무겁다"면서 "한국극작가협회의 전통성과 정신을 올곧게 이어가야 해서 무게감도 크다"고 했다.
그가 이사장으로 출마하게 된 계기는 '판을 바꾸자'는 신념 때문이었다. 안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대구에서 극작엑스포가 열렸다. 서울에서만 열리던 행사를 처음으로 지역에서 연 것"이라면서 "행사를 준비하면서 판을 바꿔보자는 다짐을 했다. 극작엑스포 등의 행사를 서울에서만 하는 게 아니고 대구에서도 하고 제주도에서도 하자는 생각을 가졌다. 또 주변에서 추천을 해주셔서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 이사장은 공약 중 하나로 '저작권 문제 대처'를 내걸었다. 저작권 등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법무법인과의 MOU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 그는 "현재 협회에서 저작권대리중개 사업을 하고 있다. 저작권 문제가 생겼을 시 한국극작가협회에서 공동으로 대처를 할 것"이라면서 "이외에도 저작권 위원회를 만들어 관련 교육 등을 통해 인식 전환을 할 수 있는 방법도 찾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극작가협회의 주요 사업 중 하나는 '카자흐스탄 국제 교류'다. 지난해 6월 한국극작가협회는 카자흐스탄 작가협회와 상호 교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안 이사장은 "오는 10월쯤 카자흐스탄에 있는 고려극장에서 우리나라 원로 선생님들의 작품을 낭독극으로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 지역 극작가의 경우 처음부터 작가로 활동하기보다 배우·연출을 하던 중 작품을 쓰는 사례가 많다. 안 이사장은 "작가로 글만 쓰는 경우는 드물다. 배우나 연출을 하다가 필요해서 글을 쓰는 경우들이 많다"면서 "이 덕분에 대구의 강점은 다양성이다. 특히 의욕이 대단하다. 대구에서 다양한 작품이 무대에 오르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대구에서는 한국극작가협회 지회 설립 움직임이 있었다. 한국극작가협회 대구지회가 생기면 공모사업과 지회의 연계 후원 사업 등을 통해 지역의 극작가를 키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역 작가가 많아진다는 건 지역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아진다는 의미"라면서 "대구에서 한국극작가협회 가입이 가능한 인원을 더 모집하고 광주·제주도 등 다른 지역 지회와 함께 창단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끝으로 대구에서 작가들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안 이사장은 '체계적인 과정과 시스템'이라고 했다. 그는 "체계적인 과정이 없다는 게 아쉽다. 희곡사부터 해서 희곡의 구조 등을 배우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대구에 지회가 설립되면 체계적으로 작품을 쓸 수 있는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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