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구시립교향악단·합창단 상임지휘자 공모 '실연 평가' 논란…"자질검증 필수 절차" - "노조 불공정 개입 우려"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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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7  |  수정 2023-02-27 08:01  |  발행일 2023-02-27 제18면
"예술단원과의 호흡 등 서류·면접 외 실무 능력 확인할 수 있어"

"노조가 분위기 몰며 불성실 연주·합창땐 아무리 유능해도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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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지휘자 공모에 나선 대구시립교향악단 공연 모습. 〈대구시향 제공〉

공석이 장기화한 대구시립예술단 5개 단체 예술감독에 대한 공개모집의 막이 올랐습니다. 임기가 남아있는 소년소녀합창단 예술감독을 제외한 교향악단·합창단·극단·무용단·국악단의 예술감독이 모두 교체됩니다. 원서 접수는 3월3일부터 9일까지입니다. 특히 3월까지가 임기인 줄리안 코바체프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8년여 만에 대구시립교향악단을 떠나는 만큼 이 자리에 지원자가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공모 단체 중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시립교향악단과 합창단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선발 방식입니다. 과거에는 대부분 지휘자추천위원회를 통해 복수의 지휘자를 추천한 후, 객원 지휘를 거쳐 적임자를 뽑았습니다. 이번에는 방식을 바꿔 공모를 통해 서류·면접 심사에서 선발된 3배수 이내 지원자를 대상으로 실연 지휘를 거친 후 예술감독을 선발합니다. 문호를 개방하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실연 평가'를 놓고 문화계의 의견이 엇갈립니다.

먼저 실연 평가는 상임지휘자를 선임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라는 의견입니다. 서류·면접 심사에서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을 실연 평가를 통해 검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역 문화계 한 관계자는 "교향악단과 합창단은 상임지휘자가 단원들과 얼마나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느냐도 중요한 만큼 실연 평가를 거쳐 이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에 일부에서는 능력 있는 지휘자가 막상 실연 평가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합니다. 대구시는 최대한 많은 지원자 풀을 확보하기 위해 공모를 진행한다고 했지만, 예기치 못한 외부 변수로 객관적인 평가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일각에서는 예술단 노조를 중심으로 한 일부 단원들의 '부적절한 의도'가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문화계 한 관계자는 "지휘자가 객원 지휘를 할 때 예술단 단원들이 최선을 다해 연주를 하고 합창을 해야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노조에서 예술단 전체 분위기를 몰아가면서 자신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지휘자가 객원 지휘를 할 때 일부러 소리를 제대로 내지 않으면 아무리 유능한 지휘자라도 탈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지역 문화계에선 실연 평가 진행 여부를 떠나 그 절차가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합니다. 이 때문에 예술단별로 구성되는 예술단 감독심사위원회의 역할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심사위원들이 지원자들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이들로 구성되고, 이들이 공정하게 심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구시립예술단 설치 조례에 따르면, 감독심사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5~7명의 위원으로 구성됩니다. 시립예술단 부단장인 대구문화예술진흥원장이 당연직 위원이 되고, 그 밖의 위원은 시의회에서 추천한 1명을 포함한 관련 분야 전문가가 포함됩니다.

대구시립교향악단·합창단 예술감독 공모 마지막 단계인 실연 평가에 대한 우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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