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의 메타명리학] 마음과 질병(하)…'생각 과잉의 土'…적당히 몰입하면 생산적이지만 집착할 땐 病 유발

  • 이재호 사주공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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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3  |  수정 2023-03-03 08:41  |  발행일 2023-03-03 제37면

[이재호의 메타명리학] 마음과 질병(하)…생각 과잉의 土…적당히 몰입하면 생산적이지만 집착할 땐 病 유발

상편에서 생각과 질병 간 관련성이 많음을 강조했다. 명리학에선 오행(五行)의 구체적 특성에 따라 마음의 작용이 어떠하고 그것이 균형을 잃을 때 어떤 질병에 노출되는지를 정리해 두고 있다. 또한 처방전도 제시하고 있는 만큼 대강의 윤곽만이라도 살펴보자.

목은 바람(風)이면서 그 마음은 화냄(怒)이다. 실행력은 바람처럼 신속하다. 천간으로 보면 갑(甲)과 을(乙)이 해당한다. 갑은 대들보, 자존심, 인간본위를 상징하고, 을은 화초, 구름, 대인관계를 의미한다. 자신의 일간이 목(木)인 사람은 기본적으로 화가 많이 잠재되어 있다는 건데, 갑목은 합리성보다는 인본(人本)이 우선이므로 이와 어긋날 때 화가 불쑥 치민다. 을목은 음의 성질로 화를 내면에 쌓아둔다. 갑이 드러내는 화냄이라면 을목은 '두고 보자' 식의 우회적 심리다. 목이라 해서 화만 낸다는 건 아니다. 풍류적 기질에 있어선 목을 따라올 자 없지만 문제는 분노감이 수시로 건강을 위협한다는 사실이다. 일간이 목이 아니더라도 팔자 내 목이 3개가 넘는다면 그런 특성이 드러난다. 간과 신경계통이 목에 해당하는데, 목이 지나치면 피로함은 물론 신경통에도 시달린다. 해법은 화 기운으로 발산시키거나 금 기운으로 목 기운을 제어하는 거다. 뒤에 설명하겠지만 화는 확산과 땀 흘려 일하는 것을 상징하므로 친구와 만나 대화하거나 혹은 스포츠를 즐기는 식이고, 금은 슬픈 느낌이므로 눈물을 적시는 아름다운 음악이나 감동을 주는 문학작품을 가까이하는 모습이다.

[이재호의 메타명리학] 마음과 질병(하)…생각 과잉의 土…적당히 몰입하면 생산적이지만 집착할 땐 病 유발
이재호 사주공학연구소장

木-화·분노 많아 신경통 시달려
문화예술 활동 금기운으로 풀어

火-들뜬 마음 제어 물기운 용이
심혈관 계통 문제·호흡기 취약

水-미래 일 걱정…비뇨기 질환
흙으로 흡수 '토기운'으로 해소


화는 기쁨(喜) 혹은 들뜬 마음이다. 기온이 오르면 마음도 설레듯. 한의학에선 너무 기뻐함도 병의 원인으로 본다. 기쁘고 들뜬 마음이 지속되면 화의 장부(臟腑)인 심장의 기운이 흩어지기 때문이다. 사주풀이 상 화 기운이 많으면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스스로 감당 안 되는 일을 추진하거나, 쓸데없는 일에 나서기 쉽다. 천간의 병(丙)과 정(丁)이 화에 해당하는데, 병화는 태양을 상징하듯 세상 모든 곳에 자기 손길이 미치길 바라는 마음이다. 종교단체 같은 곳에서 자원봉사 한다면 그 즐거움과 보람에 자기도 모르게 몸을 혹사하는 식이다. 정화 역시 구도자적인 캐릭터를 갖고 있어 영적 존재를 만난다는 그 희열에 제동장치가 없다면 심장 질환을 불러올 수 있다. 화 기운이 지나칠 때 해법은 물기운이 개입하는 거다. 놀람과 공포의 느낌의 대표적인데 스릴러나 서스펜스 계통의 영화 혹은 놀이기구 등이 유용하다. 혈(血)을 관장하는 심장이 화에 해당하고 이것이 과도하면 심혈관 계통의 질병을 야기한다. 사주에 금 기운이 매우 약해서 화의 극을 많이 받으면 폐 등의 호흡기 쪽도 취약해진다. 화는 기분이 들뜨면 심장박동이 빨라져 숙면을 방해한다.

토는 생각(思)의 과도함을 말하는데 이는 습기의 작용에 기인한다. 공기 중에도 습기가 있지만 실제 대부분 물기는 땅에 스며있다. 땅에 스며든 습기는 물이 되어 흐르지 않고 있으므로 뭔가 정체된 상태다. 그래서 땅속 습기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한 자리에 계속 머무는 상태, 즉 생각 과잉을 의미한다. 토에는 무(戊)와 기(己)가 있는데 둘 다 자기중심적이고 신중한 캐릭터다. 큰 실수는 없지만 변화에는 무디다. 대신 토 기운이 강한 사람은 뭔가에 꽂히면 끝을 보려 한다. 적당히 몰입하면 생산적이지만 집착으로 가면 병을 유발한다. 특히 무토 일주가 그렇다. 무토는 큰 산에 흔히 비유된다. 세상 중심이자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다. 나의 움직임보다 타인의 행동이 먼저 보인다. 생각이 많을 수밖에. 이런 자기중심적 무토에 나무(木)가 결합될 때 소토(疎土), 즉 쓸모 있는 흙이 된다. 예컨대 올해가 목 운이 들어오는 토끼(卯) 해인데 일간이 무토라면 관(官)의 작용, 즉 사회적으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됨을 뜻한다. 토 기운이 지나쳐 생각만 많고 행동이 없는 사람에게 그 대처법은 목 기운을 써서 흙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앞에서 목을 화(怒)라고 했는데 그냥 화냄을 말함이 아니라 무사안일함에 대한 대오각성의 분발심을 가지라는 뜻이다. 토 기운이 과다하거나 약하면 췌장과 위장 등 소화기 관련 질병에 취약하다. 토는 생각이 많으면 소화가 안 되는 원리다.

금은 건조함이고 근심(憂)이다. 금 기운이 강하다면 변화를 잘 추구하지 않는다. 건조함은 뭔가를 더 단단하게 만들기 때문에 유연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금은 의리(義理)를 상징한다. 유교 경전인 중용에선 인의예지신 이 다섯 덕목을 인간의 고차원적 자아실현에 사용하라고 한다. 금이 강한 사주라면 의로움의 가치를 잘 실현할 수 있지만 실제 현실적 삶은 그런가. 고차원적인 가치보다는 희로애락과 결합된 저차원적인 감정에 더 끄달린다. 그래서 금이 강한 사주는 감정이 하나로 굳어져 외부자극에 무신경하게 되거나 전통만을 고수한다. 금 기운이 강해서 부정적으로 작동하게 되면 미래에 대한 근심 걱정이 많다. 이때 필요한 것은 화 기운이다. 대표적인 것이 신앙생활이다. 예수님이나 부처님 앞에 서면 자신도 모르게 주변을 살피게 되고 자신도 객관화한다. 인터넷 SNS로 타인과 소통하는 것도 화 기운에 해당한다. 감정적으로는 환희감을 맛보는 경험이 도움 된다.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처럼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 금의 개운법이기도 하다. 금 기운에 불균형이 생기면 폐와 대장의 순환기 질병에 유의해야 한다. 금은 건조함이 지나치면 기침이 많아지는 원리다.

수는 한랭함과 두려운 마음(恐)이다. 흔히 추위에 떨면 몸이 뭉치고 기의 순환에 방해가 생겨 소변 배출도 어려워지는 증상과 비슷하다. 춥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상징한다. 현재보다는 미래를 늘 염두에 둬야 하니 걱정도 많고 대비 심리만 가득해진다. 현재를 즐기지 못하니까 성품도 대범한 스타일은 아니다. 반면에 미리 대비하려는 심리이므로 내실은 탄탄하다. 사주에 수 기운이 많아서 두려움의 심리가 팽배하다면 해법은 토 기운으로 수 기운을 통제하는 것이다. 제방으로 물길을 잡는다. 혹은 흙으로 물을 흡수하는 모양새다. 두려움을 해소하는 방법은 구체적으로 생각(즉 토 기운)해 보는 거다. 막연하면 두렵기 마련이다. 근거를 찾다 보면 별거 아닌 게 대다수다. 수 기운에 불균형이 생기면 신장과 방광 등 비뇨기 질병에 유의해야 한다. 수는 어린아이가 놀라면 소변을 지리는 원리다.

사주공학연구소장 logoswater@hanmail.net

☞필자 이재호는 미국 뉴욕대(NYU)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미래에셋증권 상무, 숙명여대 멘토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사주공학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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