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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주(K-water 낙동강유역본부 사업계획처장) |
우리나라도 기후위기를 피해갈 수 없었다.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5~7년 주기로 전국적 가뭄이 반복되고, 2012년 이후론 매년 가뭄이 발생하는 등 지역적 가뭄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작년에는 대구경북 가뭄 일수가 215일로 역대 가장 길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강수량은 856.8㎜로 평년 대비 75.9%에 그쳤다. 낙동강 유역 전체를 보더라도 주요 댐의 저수량 및 수위가 예년 대비 66%로 낮은 상황이다. 현재 안동·임하·영천댐은 가뭄경보 주의단계에 진입해 하천유지용수를 감량 공급하고 있다. 가뭄이 지속된다면 운문댐도 곧 가뭄관리단계에 진입해 일부 용수 공급을 제한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
이처럼 극한가뭄이 현실화하고 있지만 단순히 댐 물을 아껴 쓰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후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수자원 이용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가장 이상적인 수자원 확보방안은 신규 댐 건설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에 대안으로 대체 수자원 개발이 떠오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해수담수화, 강변여과수, 지하수저류지, 하폐수처리수 재이용 등을 통해 수자원을 추가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먼저 해수담수화는 바닷물에서 염분을 제거해 '마실 수 있는 물'로 만드는 것이다. 경북지역 도서·해안지역 등 물 부족 지역의 고질적인 가뭄을 해결할 방안이 될 수 있다. 강변여과수는 하천·호수 또는 그 인근 지역의 사력층을 통과하는 물이다. 오염물질을 걸러 주기 때문에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다양한 환경오염으로 인해 하천에 흐르는 자연수를 그대로 취수원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상시적이고 안정적인 용수공급 방안 중 하나로 강변여과수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지하수저류지는 육상 댐과 동일한 방식으로 땅속 지하수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물 공급이 취약한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설치한다. 물흐름 특성상 지표수가 부족하더라도 땅속에 스며 있는 지하수는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활용 가치가 높은 대체수자원으로 평가받는다. 하폐수처리수 재이용은 하수를 재처리해 비교적 요구되는 수질기준이 낮은 공업용수·조경용수·친수용수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여타 대체수자원과 차별되는 점은 물을 회수해 재사용한다는 의미에서 기존의 물 수요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3월22일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세계적인 물 부족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고 물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지정된 기념일이다. 해마다 심화하는 극한 가뭄으로 인한 생존 위협을 해소하는 것을 넘어 첨단산업 재편과 함께 증가하는 생활·산업용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대체수자원의 잠재적 가치는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대한민국 대표 물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대체수자원 혁신기술 육성 지원을 통해 국내 물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국내기업과 공동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등 일자리 창출 및 국민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장래 물 부족 근심을 덜고 민생과 산업에 물이 끊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댐 중심의 물관리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대체수자원을 통한 '물 걱정 없는 물안보 강국'으로 변모하길 기대해 본다.
이명주(K-water 낙동강유역본부 사업계획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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