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감 차단 과제…초기 벤처기업은 자금조달 악화 예상"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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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3-03-16 | 수정 2023-03-16 08:11 | 발행일 2023-03-16 제11면

■ SVB 파산 대구경북벤처 영향

당장 영향받았다는 기업 없어

엘비스·플러그 앤 플레이 등

대구협력관계도 차질 없을 듯

미국 스타트업 및 벤처 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지역 벤처업계도 분위기가 흉흉하다. 행여 국내 스타트업 투자 분위기가 위축돼 자금난에 영향을 받을까 봐 글로벌 벤처산업 생태계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5일 관련 지역 스타트업 및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SVB 파산으로 인한 지역 내 벤처 기업들의 자금압박 피해는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벤처기업협회 대구경북지회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영향을 받았거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아직 없다"며 "지역에서 미국 실리콘밸리로 직접 진출한 사례가 없는 탓에 직접적 영향은 없을 듯하다"고 했다.

대구시는 지역에 별도 법인을 두고 진출 및 투자를 진행 중인 엘비스, 플러그앤플레이(PNP) 등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해외 기업들의 동향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는 아직 피해 여부를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만약 SVB와 연관이 있다 해도 미 정부가 예금 전액을 보증해 주기로 한 만큼 약속한 협력 관계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실리콘밸리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지역 스타트업·벤체업계에 공포감이 퍼질 순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벤처 기업은 평소에도 사업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레 겁먹은 투자자들이 자금공급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당장 은행 금리가 급등해 이자 부담이 큰 상황인 데다 금융권이 시장안정을 위해 돈줄을 옥죌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벤처캐피털(VC)의 투자 위축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제2금융권을 넘어 소셜 펀딩 등 사채시장까지 내려간 자금 조달 창구가 불안정해질 소지가 있다. 위안을 삼는다면 유연한 사고를 가진 지역 스타트업들이 새 자금 조달 창구를 고안하거나 적은 자본으로도 버틸 방법을 찾아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창의적인 사업모델 제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임규채 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은 "당장엔 SVB 파산에 따른 영향이나 문제가 없겠지만 정부와 금융권이 비슷한 '뱅크런 사태' 등을 걱정해야 한다"며 "초기 벤처기업 등 수익 구조가 얕은 곳은 자금 조달이 더 힘들어진다. 정부 지원 자금은 일시적인 데다가 규모에 한계가 있다. 자금 조달 시장에 불안감이 번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잘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