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만나 격려한 尹, 동포들 "드디어 봄날 오나" 기대감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도쿄 한 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도쿄 한 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지금 한일 양국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에 서 있다"면서 일본과 연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첫 일정으로 도쿄의 한 호텔에서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를 갖고 "일본과의 연대와 협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강제징용 문제 해법을 발표했고, 양국이 미래를 향해 협력할 것을 제안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동포들에게 한일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관계 정상화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은 가까운 이웃이자 민주주의 보편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이고, 안보·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의제)에서 협력하는 파트너"라며 "지난 수년간 정치·경제·인적 교류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이 정체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세계적 복합위기, 미사일 위협 등 엄중한 안보 상황은 자유·인권·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간의 보다 더 강력한 연대와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재일동포들에게 "모국이 어려울 때마다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고,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자긍심을 잃지 않고 각자 분야에서 활약해 일본 내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격려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불편한 한일관계가 정상화되고 양국이 미래로 나아갈 때 재외동포 여러분도 더 자긍심을 가지실 것"이라며 "달라진 위상에 걸맞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위해 여러분들께서 더 큰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동포들을 위한 재외동포청이 6월 출범한다는 소식도 알린 뒤 "지난 대선 기간 여러분께 약속한 것인 만큼 제대로 출범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동포사회 주요 인사들과 환담을 나누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특히 동포단체인 재일민단의 여건이 단장에게 "민단이 그간 일본 내 혐한(嫌韓)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동포들에게 행정민원 상담을 제공하는 등 동포 권익신장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여 단장은 환영사를 통해 "한일관계는 재일동포에게 사활이 걸린 문제"라며 "한국의 반일 목소리가 거셀수록 재일동포에게 (비난이) 날아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용단을 내려서 재일동포에게 드디어 봄날이 오는 것 같아 감개가 새롭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한국계 도예가인 심수관 가고시마 도예가협회 회장에게 조선 도공의 후예로서 일본에서 40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가업을 이어온 점에 경의를 표했다. 심수관 회장은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에 있는 도자기 명가인 '심수관가'(沈壽官家)의 제15대다. 심수관가는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 도공 심당길의 후손들이다. 심수관 회장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직접 제작한 도자기를 선물했으며 대통령은 심수관 회장에게 예술을 통해 한일 양국의 문화와 전통을 잇는 역할을 지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간담회에는 김건희 여사도 동행했으며 주요 동포단체 대표와 경제·사회·문화·스포츠 인사 등 각계각층 동포 130여명이 참석했다. 박재현 재일한국유학생연합회 회장, 여건이 재일민단 중앙본부 단장,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 권승조 메타스케일 대표 등이 참석했으며 경북체육회 소속의 허미미 유도선수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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