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념재단 "전두환 손자 전우원, 가슴 먹먹하고 안쓰러워"

  • 서용덕
  • |
  • 입력 2023-03-30 15:22  |  수정 2023-03-30 15:23
전우원기자들.jpg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30일 낮 광주 서구 쌍촌동 거리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5.18 기념재단은 처벌을 무릅쓰고 사죄하기 위해 귀국한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 씨를 따뜻하게 맞이했다.

5.18 기념재단의 조진태 상임이사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죄를 사죄하는 손자의 모습이 여러 가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며 “가슴이 먹먹하고 안쓰럽다”고 밝혔다.

전씨는 전날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 조사를 받고 이날 새벽 광주에 도착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그분들의 억울한 마음을 최대한 풀어드리고 싶다”며 “저를 포함한 저희 가족분들로 인해서 정말 지금까지 너무 상처 많이 받으셨을 것 같고 이렇게 늦게 오게 돼서 정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 뉴스쇼’에 출연한 조 이사는 “전두환은 사죄 한마디 없이 세상을 떠났지만 전두환의 죄과는 결코 사라지거나 덮어지지 않을 것이고 역사적으로 반드시 단죄를 받을 것이라고 믿어왔다”면서 “안타깝지만 그 후손이 그런 무거운 죗값을 치를 수밖에 없게 된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조 이사는 전씨의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진행자는 “전씨가 방송 중에 또 마약을 먹어 유족들 사이에서도 ‘얼마나 진정성, 신뢰성 있게 들을 수 있느냐’를 놓고 상의했다는데”라고 묻자 조 이사는 “그런 우려를 안 가질 수는 없다”고 답했다. 다만 “그런 것까지 고려해서 여러 의견을 나눈 결과 전우원씨의 입장, 증언을 청취할 만하고 그 진정성을 광주에서 직접 확인한 뒤 풀어나갔으면 좋겠다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우원씨가 숨겨놓은 비자금 등) 상당히 구체적으로 증언했기에 (만남에서) 확인해 보고 이를 근거로 해서 이후 진행될 법과 제도 등의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이사는 “본인이 처벌을 무릅쓰고 귀국까지 했다. 전두환 후손이라고 하는 굴레가 한 청년이 감당하는 데 굉장히 힘들었겠다는 생각도 한편으로 든다”면서 “매우 따뜻한 마음으로 맞이해서 개인의 숙제이자 역사적 과제를 풀어나가는 하나의 동기를 만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광주로 간 전우원 씨는 이날 공식 일정 없이 오는 31일 5·18 단체와의 만남을 위해 5·18 관련 내용을 공부하고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진 후 오는 31일 5·18 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만나 면담하고 5·18 민주묘지를 참배할 예정이다.


서용덕기자 sydkjs@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서용덕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