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로 여행 오는 관광객이 우선으로 찾는 대표 먹거리는 자타공인 ‘막창’이다. ‘겉바속촉’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막창은 쫄깃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며, 화끈한 청양고추와 알싸한 쪽파가 들어간 된장소스와는 최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막창은 1969년 대구 달서구 성당못 근처에 도축장이 생기면서, 1970년대 초 대명시장 맞은편 옛 미도 극장 부근 ‘황금막창’이 최초로 생긴 막창 구이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 후 황금막창에서 일하던 직원이 하나둘 독립하면서, 지금의 서문시장 끝자락 새길시장에서 삼일, 한우, 경남, 상주, 성주 등 상호를 걸고 개업하며 막창 골목이 생겨났다.
막창이 술안주로 인기를 얻으며 붐이 일어나면서, 서부 정류장, 복현동, 수성못 막창 골목으로 뻗어나가면서 대구가 막창 특화 도시로 발전하게 되었다. 막창의 소비가 늘자 대구 도축장에서 나오는 물량만으로는 부족해 유통업자들은 전국적으로 물량확보에 나서게 된다.
3대째 막창 유통업을 하는 남 경우 (ㅍ** 막창) 대표는 “막창 초창기에 아버지께서 승용차에 빨간 고무대야를 싣고, 전라도 현지에서 담뱃값 정도만 지불하고 막창을 가져왔다“고 추억했다.
그 당시만 해도 막창은 전라도 도축장에서는 그저 버려지는 소. 돼지의 부산물에 불과했다. 도축장에서 가져온 막창은 오염된 그대로 식당에 납품되어 막창 구이집에서 직접 손질해서 판매했다.
그러나 막창 시장이 커지면서 늘어나는 물량을 식당에서 손질해서 판매하는 데에 무리가 오자 ,공장에서 깨끗하게 손질하여 된장이나 약재 등을 넣은 끓는 물에 40분간 푹 삶은 막창과 파인애플, 키위 등 각종 천연 조미료를 이용해 숙성시킨 생 막창으로 가공해 납품하기 시작하고, 90년대에는 막창이 수입되기에 이르렀다.
막창은 소나 돼지의 항문에서 약 30~40cm 부분까지의 마지막 창자로 저지방, 고단백질 음식이며, 특히 소 한 마리에서 약 300g만 나오는 홍창은 칼슘 함량(100g당 112㎎)이 소고기(100g당 19㎎)보다 높다.
막창구이는 단순히 술안주만이 아니라, 여성에게는 다이어트에 좋고 어린이에게는 성장발육에도 도움을 주는 음식이다.
대구의 막창은 식당에서뿐 아니라 소비자 입맛에 맞는 맞춤 가공과 다양한 소스, 깨끗한 공정 과정, 신선도를 유지하고 깔끔한 디자인으로 포장되어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의 식탁 위에 오르고 있다.
요즘은 많은 여행객이 SNS를 통해 각 나라의 숙소, 여행지, 맛집 등 정보를 얻는다. 그중 현지 음식에 대한 호기심과 욕구는 ‘먹방’ 콘텐츠의 인기를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
한국에서 시작된 ‘먹방’이 순수 한국어 그대로 고유명사가 되며, 또한 이 인기를 힘입어 한국의 매운맛 라면의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6,057억 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의 좌충우돌 한국 여행을 다루는 TV 프로그램에서도 빠지지 않는 것이 ‘코리안 BBQ’ 메뉴이다.
대구에서 막창 구이집을 운영하고 있은 이성애 사장님은 각국에서 온 여행객들과의 무용담을 늘어놓았다. 프랑스인 신혼부부, 6개월 한국 출장 내내 막창을 즐겨 먹은 일본인 회사원, 친부모를 찾아 나선 입양아, 민머리에 문신한 멕시코 아저씨, 중국, 베트남, 캐나다 등 셀 수 없는 외국인의 막창 사랑은 감동을 주었다고 이성애 사장님은 말한다.
이렇듯 한국의 전통 소스인 된장과 막창은 환상의 콤비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막창은 이제 술안주에서 별미로, 이제는 콩나물무침과 계란찜을 곁들이는 식사로 발전했다.
아직은 막창이나 곱창은 나라별로 승인된 식품이 아니거나 수입 자체가 금지된 품목이지만, 언젠가 대구의 막창이 K- POP처럼 전 세계로 퍼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유정기자 kka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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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기자 한유정기자입니다.영상 뉴스를 주로 제작합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