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분열 치닫는 국힘, 이래서야 국민 신뢰 되찾겠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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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2-05 06:00  |  수정 2026-01-12 10:24  |  발행일 2025-12-05

◈분열 치닫는 국힘, 이래서야 국민 신뢰 되찾겠나


국민의힘이 또다시 분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 3일 '계엄 사태' 1주년을 맞아 나온 내부의 극명한 입장차는 국힘의 갈등과 내홍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날 초·재선을 중심으로 소속 의원 40여 명은 계엄 세력과의 단절을 선언하며 반성문을 썼지만, 장동혁 당 대표는 외려 계엄을 '의회 폭거에 맞서려는 조치'라며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꾀할 적기라고 기대했던 내부 반발이 분출, 내홍이 격화하면서 두 쪽으로 쪼개지는 모양새다.


특히 장 대표의 행보는 위기 수습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계몽령' 주장을 되풀이하며 끝내 사과와 쇄신을 거부했다. 한발 더 나아가 "구단이 운동장만 넓혀서는 우승을 할 수 없다"라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 확장의 문마저 닫아버렸다. 이는 과도한 대립과 적대감만 부각하는 메시지로, 오히려 국민적 거부감을 불러올 우려가 크다. 그의 이런 행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에 영합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여기다 이날 장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간의 '계엄 사과 엇박자'가 사전에 조율된 투트랙 전략이라면 민심과 동떨어진 당 지도부의 안이한 현실 인식과 정치적 판단에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당의 진정성을 거듭 강조했지만, 상식과 국민 눈높이에 맞는 반성·성찰과는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삼척동자도 안다.


국힘 지도부의 강경 노선은 내부 분열을 재촉하는 형국이다. 당권파가 뜬금없이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한 당무감사에 착수한 사실은 결국 '친한계'를 정리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는 비판 목소리를 내부 총질로 몰아 '좌표'를 찍는 한풀이 정치와 다름없다.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심을 70%로 상향하는 '공천 룰' 강행은 더 문제다. 당이 편향된 시각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음을 무시하는 행태다. 이에 계파색이 옅은 중도노선 의원들까지 지도부 비판 행렬에 동참, 내홍이 더 깊어질 것이란 비관론이 팽배하다.


작금의 국힘 상황을 보면 보수 정당의 회생은 시기상조다. 결과론적으로 국힘 지지율 20%대는 자승자박이다. 이렇게 되면 반전 기회로 삼아야 할 내년 6월 지방선거의 전망마저 암울하다. 중도 민심이 원하는 건 통절한 반성, 과거와의 단절, 미래를 향한 쇄신이다.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요구다. 보수정당이 선거 참패를 딛고 부활할 땐, 늘 이런 과정을 밟아왔다. 반대파를 내몰고, 중도 확장을 외면한 '뺄셈 정치'로는 내년 지방선거도, 미래도 기약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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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누나…', 김남국 사퇴만으로 끝낼 일은 아니다.



대통령실은 어제 '인사청탁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김 비서관은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과 인사청탁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문자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김 비서관은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게 맞다. 시스템으로 작동돼야 할 인사가 사적인 인연으로 이뤄지고, 이재명 대통령의 실세 비선라인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한 사건이다.


김 비서관은 문 의원의 인사 청탁 메시지를 받은 뒤 "훈식이 형이랑 현지 누나에게 추천할게요"라고 답했다. 정치인들은 '형' '누나'라는 호칭을 무척 잘 쓰는 사람들이라, 사적인 문자에서 '훈식이 형' '현지 누나'라고 쓴 것을 잘못이라고 비판할 생각은 없다. '훈식이 형'은 강훈식 비서실장인데, 비서관이 비서실장에서 특정인을 공적 자리의 후보로 추천할 수 있다. 하지만 '현지 누나'에게도 추전하겠다는 것은 비서실장만큼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말이다.


'현지 누나'는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으로 이재명 정부의 실세로 불린다. 김현지 실장을 통하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의미로 국민의힘은 '만사현통'이라는 말로 공격하기도 한다. 부속실장은 인사 업무와는 전혀 관계없는 보직이다. 그런 김 실장이 인사 청탁 문자에 등장했으니, 의심을 받을 만하다. 김 비서관도 김 실장의 영향력을 알기에 이런 문자를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문 의원이 청탁한 자리는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라는 민간단체다. 대통령실이 민간단체 회장 인사에 개입해서는 안되는데도, 여당 의원이 대통령실에 청탁한 것이다. 더군다가 문 의원이 회장으로 추천한 인사를 비롯해 문 의원, 김 비서관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 모두 중앙대 출신이다. 민간단체 회장 인사에 학연을 개입시키겠다는 것으로 명백한 잘못이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번 사안과 관련해 문 의원에게 엄중경고를 했고, 문 의원이 사과했다고 해서 끝날 일이 아니다. 국민적 의심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문 의원에 대해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문책을 해야 한다. 대통령이 인사권을 갖는 자리라 하더라도 정상적인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으면 비리의 온상이 된다. 박근혜 정부 때의 최순실씨, 윤석열 정부 때의 검건희 여사 사례가 그런 경우다. 이번 문자 파문은 이재명 정부의 인사 시스템과 비선 실세의 존재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김현지 실장에 대한 입장도 대통령실은 다시 한번 국민앞에 진솔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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