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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명 경산농협조합장 |
박 조합장은 "조합원들의 불만이 있는 사항이라도 농협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고 현명한 선택을 하겠다. 농민들이 진짜 웃을 수 있는 농촌을 만드는 것이 최종목표"라며 포부를 밝혔다.
가장 중점을 둔 사업은 경제사업 통합지원센터 설립이다. 농협이 농산물을 수집하고 선별한 후 판매까지 하는 원스톱시스템을 갖춘다. 그는 "그동안 신용사업을 통해 농협 재정에 초점 맞춘 경영을 해왔지만, 이제는 농민이 필요한 사업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만3천여㎡(4천평) 규모로 조성되는 통합지원센터에는 현재 경산농협본점 인근에 있는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확장 이전한다. 영농자재종합센터를 갖추고 영농자재 배달서비스도 실시한다. 저온저장창고 시설을 확충해 수출용 농산물 보관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판매 활성화를 위해선 하나로마트를 설립하고 조합원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추진한다. 경산농협은 경제사업 통합지원센터 부지를 확보하는 대로 행정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쯤 착공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과다재배와 품질저하 논란을 빚고 있는 샤인머스캣에 대한 해법도 제시했다. 박 조합장은 "2억원 이상을 들여 비파괴 당도 검사 시설을 갖추고, APC에서 출하되는 샤인머스캣은 상자에 당도를 표기하겠다. 조합원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겠지만 농산물도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경산농협이 농산물 품질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샤인머스캣이 과거처럼 비싼 가격을 받는다면 누가 사 먹을 수 있겠나. 소비층을 두껍게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적정가격이 유지되지 않으면 생산자는 소비자를 이길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농협 상임이사 자리를 언급하면서 확고한 경영철학을 드러냈다. "2년 임기인 상임이사직을 돌아가면서 나눠 가지는 자리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능력이 있으면 연임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1년이 안돼도 교체하는 것이다. 경영은 능력을 최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조합장은 경산농협 기획상무 등을 거쳐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상임이사로 재직했다. 상임이사 취임 전 5천여 억원 규모였던 경산농협 자산을 퇴임 때는 1조여 원으로 2배 성장시켰다.
투명경영과 함께 소통경영을 강조하는 그는 조합원과 경영 전반 사항을 논의하는 경영혁신위원회도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조합원 의료비를 지원하고 자녀 등 학자금은 확대 지급하기로 했다. 생활복지센터를 개설해 조합원의 평생학습을 돕고 장수대학도 운영할 예정이다.
40년간 '농협맨'으로 지내다 처음으로 조합장 선거를 치른 그는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조합원에게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다. 내편 네편으로 나누면 절대 안 된다"며 화합을 강조했다.
글·사진=윤제호기자 yoonjh@yeongnam.com

윤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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