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대기업 지정된 날…금감원 "2차전지 이상 과열"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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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25 18:37  |  수정 2023-04-25 18:39  |  발행일 2023-04-26
에코프로, 내달 1일부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금감원장 "2차전지 등 과열. 불공정거래 단속"
에코프로 대기업 지정된 날…금감원 2차전지 이상 과열
경북 포항 영일만 4일반산업단지에 조성된 2차전지 소재업체 에코프로 캠퍼스 전경. 영남일보DB

경북 포항에 대규모 2차전지 캠퍼스를 구축한 에코프로가 창립 25년 만에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2차전지 시장 급성장 흐름을 주도하면서 자산총액이 7조원(2022년 말 기준)에 육박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날 금융감독원은 2차전지 종목 과열 양상을 언급하며 불공정거래 엄단을 지시했다. 에코프로가 더 강화될 감시와 규제에 주눅 들지 않고 성장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에코프로를 5월 1일부로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자산총액이 6조9천400억원(재계 62위)을 찍었다. 전년(4조3천600억원) 대비 2조5천800억원이나 늘었다.


공시대상 기업집단은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의 대기업을 말한다. 기업집단 현황, 비상장사 주요 사항,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의무를 지고,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금지 등이 적용된다. 자산 10조원 이상이 되면 상호·순환출자 금지, 채무 보증 금지 등 제한이 추가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돼 관리된다.

 

에코프로는 전기차 시장 팽창에 따라 2차전지(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개발에 선두를 달리고 있다. 본사는 충북 청주에 있지만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에 '에코프로 블루밸리 캠퍼스' 건립을 통해 관련 공정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수산화리튬), 에코프로머티리얼즈(전구체), 에코프로비엠(양극재), 에코프로씨엔지(폐배터리 리사이클링)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에코프로 대기업 지정된 날…금감원 2차전지 이상 과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다만, 앞으로 더 깐깐해질 감시망과 규제 속에서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지 주목된다.


공정위는 향후 에코프로의 대규모 내부거래를 주시할 가능성이 크다. 에코프로는 수급망 안정화를 위해 계열사를 확대했고, 수직계열화도 이뤄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매출 6천652억원가량을 기록했다. 이 중 약 93%(6천214억원)을 에코프로비엠과 거래했다.


이동채 회장을 비롯해 일부 임직원이 내부정보를 통한 주가 시세차익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도덕적 해이'와 관련해서도 쇄신이 요구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5일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 종목에 대한 신속한 조사와 엄단을 예고하면서 '2차전지 등 미래 성장 신사업 테마주 투자 과열'을 콕 집었다.


업계에서도 에코프로의 '쾌속 질주'를 부러워하는 한편, 우려하는 시선도 나온다. 지역의 한 2차전지업계 관계자는 "확장과 수직계열화를 동시에 해서 업계에 이슈가 생기면 휘청일 수 있다. 2차전지 시장 전체가 과열된 측면이 있어서 거품이 조금 빠진 뒤에 에코프로 대응이 중요할 듯하다"고 했다.


에코프로 측은 "지난해부터 임직원의 자본시장 이해도 제고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미공개 정보를 통한 불공정 주식거래 재발을 철저히 방지하겠다"며 "엄격한 기준에 맞게 사외이사를 선정하는 등 이사회 구성 및 운영 방식을 전면 개편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에 따라 더 엄격한 기준으로 경영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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