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떨고 있니…지갑은 '가정의 달' 5월이 무섭다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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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09 21:19  |  수정 2023-05-09 21:32  |  발행일 2023-05-10
가정의 달 각종 행사 지출 부담

치솟는 물가도 서민 부담 더해

놀이동산 3인 가족 입장료 15만원
나 지금 떨고 있니…지갑은 가정의 달 5월이 무섭다
5월은 가정의 달. 카네이션 등 꽃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대구 칠성꽃도매시장. 영남일보DB
나 지금 떨고 있니…지갑은 가정의 달 5월이 무섭다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박모씨는 지난 달에 비해 이달 초에만 지출이 수십 만원 이상 늘었다. 어린이날(5일) 조카 선물을 시작으로, 어버이날(8일)에는 부모님·조부모님 용돈까지 챙겼다.

주말이었던 지난 6일에는 직장 동료 결혼식 축의금으로도 10만원을 썼다. 앞으로 부처님 오신 날 연휴(27~29일)까지 예고돼 지출 부담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울상을 짓고 있다.

박씨는 "양가 부모님 용돈에, 조카들 장난감까지 50만원으로도 턱없이 부족했다"며 "좋은 의미의 '가정의 달'이라고 하지만, 함께 모여 식사하기도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다가오는 연휴엔 아내와 나들이라도 다녀와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치솟은 외식 물가에 각종 행사와 기념일까지 겹쳐 서민들의 등골이 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달과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각각 0.2%포인트와 3.7%포인트 상승했다. 원자재·물류 비용 상승 등으로 외식 물가는 지난해 동월 대비 7.6%포인트나 올라 가계 부담이 더욱 늘었다.

실제로 햄버거 값은 1만원을 돌파했고, 아이들이 즐겨 찾는 피자와 삼겹살 가격도 물가 인상 러시에 동참한 지 오래다.

물가 상승은 용돈·축의금의 '눈높이'도 상승시켰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른바 적정 축의금에 대한 글들이 속속 게시되고 있다. 직장인 김모씨는 "물가가 올라 결혼식 축의금으로 5만원을 내자니 마음이 쓰이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10만원을 내기엔 부담이 커 어떻게 해야 할 지 망설일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팍팍해진 주머니 사정에 치솟는 물가로 다가오는 석가탄신일 연휴에 대해서도 고민이 깊다. 주부 강모(50·대구 수성구)씨는 "가족과 다 같이 나들이 갈 수 있는 기회가 연휴인데, 나갈 돈을 생각하면 걱정부터 앞선다"며 "어디 놀이공원이라도 가려고 해도 들리는 건 가격 인상 소식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대구 이월드의 경우 모든 연령층의 자유이용권 가격을 지난 3월부터 4천원 인상했다. 인상된 가격은 종일 기준 성인 4만9천원, 청소년 4만4천원, 어린이 3만9천원으로 3인 가구 기준 입장료만 15만원 수준이다.

김성숙 계명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고물가 시대 부담이 커진 만큼 실용적 소비가 주를 이룰 수밖에 없다. 선물보다 소액의 현금을 전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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