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팀'으로 코로나 이긴 의료계, 대화로 간호법 갈등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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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6  |  수정 2023-05-16 06:54  |  발행일 2023-05-16 제23면

의료계가 폭풍전야다. 연례행사처럼 됐다. 이번엔 '간호법' 논란 때문이다. 의사 등 13개 단체로 구성된 대구경북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어제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간호사들도 맞불 단체행동을 예고했다. 오늘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간호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 같다. 거부권을 오늘 다급하게 행사하는 것이 과연 능사일까. 법안 공포 시한인 오는 19일까지 최대한 결정을 늦추면서 조정력을 발휘하는 것이 건설적이다. 어떤 경우에도 국민 건강과 생명이 볼모가 돼선 안 된다.

의료연대는 어제 대구 동성로 등지에서 범시민 대회를 개최했다. 간호법을 '특혜법'으로 규정하고 이 법의 국회 통과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했다. 대구지역 의사 2천여 명은 하루 4시간만 진료하는 부분 파업에 나서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환자가 몰리는 월요일에 이런 일이 생겼다. 응급의료나 수술 등은 예정대로 진행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간호사들의 단체행동도 초읽기다. 간호법 공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적극적 단체행동'을 하겠다는 의견이 98% 이상이라고 한다. 의료연대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17일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거부권을 행사하든 안 하든 의료 현장은 파국을 면치 못하게 됐다. 직역단체들의 양보 없는 싸움이 볼썽사납다. 조정력을 잃는 정부와 정치권이 혼란을 부추겼다.

대통령이 오늘 거부권을 당장 행사하기보다 법안 공포 시한인 19일까지 결정을 늦추기를 바란다. 여·야·정이 중재안 마련에 다시 머리를 맞대야 한다. 파국을 피하려면 조금씩 양보하는 수밖에 없다. 원팀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한 우리 의료계 아닌가. 대화로 갈등을 풀어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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