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 기업 29%가 지방이전 계획…대구경북엔 왜 안오나

  •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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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6  |  수정 2023-05-16 06:54  |  발행일 2023-05-16 제23면

대구시와 경북도가 수도권 기업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만족스럽지는 않다. 투자환경 개선과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 등의 유인책이 제대로 먹히고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이미 지방이전을 계획 중인 수도권 기업들이 대구경북을 외면하는 경향이 고착화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연구원이 최근 수도권 내 기업 15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년 이내 비수도권에 본사·사업장 이전 혹은 신·증설 계획을 가진 기업이 28.9%였다. 또 이미 진행했다는 응답도 9.4%였다. 수도권 기업 10곳 중 3곳이 지방이전·투자에 나서는 셈인데, 문제는 대구경북이 수혜를 보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전하려는 기업의 절반 이상이 대전·세종·충청도로 몰렸고, 나머지는 부산·울산·경남(10.8%)과 광주·전라(10.8%)를 선호했다. 하지만 대구·경북을 선택한 기업은 고작 5.4%에 그쳤다. 비수도권 내에서도 대구경북의 투자유치 경쟁력이 최하위권을 기록한 것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수도권 기업들이 지방으로 향하려는 주된 이유는 낮은 입지 비용과 세금 지원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혜택은 지역별로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기업유치의 충분요건이 되지 못한다. 그보다는 수도권 기업 상당수가 인력 부족 우려 때문에 지방이전을 꺼리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대구경북은 우수한 연구·교육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청년층의 급격한 이탈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제 기업 유치의 관건은 고급인력 공급에 달려 있다. 대구경북에 인재가 넘친다면 제 발로 찾아 오는 수도권 기업도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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