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올랐는데 대구 동성로 상가들 '개문냉방' 여전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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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6 19:37  |  수정 2023-05-16 19:39  |  발행일 2023-05-17
상인들 "손님 끌기 위해 어쩔 수 없다"
전기료 올랐는데 대구 동성로 상가들 개문냉방 여전
16일 오후 3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점포. 문이 활짝 열린채로 안에는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었다.

한낮 최고기온이 30℃를 웃돈 16일 오후 2시쯤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까지 약 300m 구간에 걸쳐 영업 중인 38개 점포 중 60%인 23곳이 출입문을 개방한 채 에어컨을 가동하는 이른바 '개문 냉방' 영업을 하고 있었다. 신발 등을 판매하는 점포는 아예 입구 전체를 개방하고 천장형 에어컨 4~5대를 풀 가동하면서 냉기가 바깥에서도 느껴질 정도였다.


이 점포 앞에서 만난 박모(25)씨는 "시원한 바람이 상점 밖으로까지 나와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으나, 문을 활짝 열어 놓은 상태에서 냉방기를 가동하면 과도한 에너지 낭비가 아닌지 걱정스러운 면도 있다"고 말했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대구 낮 최고기온이 34℃를 기록하며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의 시작을 알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전날(15일) ㎾h당 8.0원의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했다. 오른 요금 체계는 16일부터 적용됐다. 가정용을 비롯해 일반·산업·교육용 전기료의 인상 폭은 모두 5%대로 비슷하다.


전기료 올랐는데 대구 동성로 상가들 개문냉방 여전
대형 점포들도 문을 활짝 열어놓은 채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역대급 무더운 여름과 냉방비 폭탄이 예고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주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옷가게 직원 A(43)씨는 "지난 겨울엔 난방비 폭탄으로 애를 먹었는데, 올 여름에는 냉방비 폭탄을 맞을 것 같다"며 "매월 수십만원 나오던 전기요금이 올 여름에는 얼마나 더 오를지 걱정"이라며 우려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30)씨는 "이번 여름은 역대급 폭염이 예상된다는 소식에 걱정부터 앞선다. 법으로 금지해도 한여름에 손님의 발길을 잡으려면 개문냉방을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개문냉방을 두고 전력을 낭비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전력 수급이 '관심' 단계를 넘어 차질이 우려될 경우, 이를 법으로 금지했다. 이에 따라 산업부가 에너지사용 제한 조치를 내리면 개문냉방은 단속 대상으로, 적발될 시 범칙금이 부과된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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