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고] 60년 전통 '비로도' 고수를 찾아서...

  • 한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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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9 17:21  |  수정 2023-05-19 17:30

 

[세모고] 부드럽고 우아함의 상징 벨벳의 고수를 만나다.

벨벳은 패션의 왕국 이탈리아의 벨루티가(Velluti)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져 오며 ,이탈리어로 벨루토(velluto), 포르투갈어로는 벨루도(veludo), 일본은 비로도(ビロード), 한자로는 우단(羽緞), 영어로 벨벳(velvet)이라고 쓴다. 우리나라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은 일본의 영향으로 아직도 ‘비로도’라고 부르기도 한다.

벨벳은 파일직물(pile 織物:添毛織物)로 부드럽고 고운 섬유 털을 치밀하게 서 있도록 짜서 깃털처럼 부드럽고 따뜻하며 우아한 광택을 낸다.

과거에는 직물의 특성상 결이 엄청나게 촘촘해야 하므로 오직 비단실로만 짤 수 있었기 때문에 값이 너무 비싸 왕실과 종교 지도자들 같은 특수계층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요즘은 일부 최고급품을 제외하곤 레이온을 섞거나 합성섬유 등이 사용되며 대중적으로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일반 면직물에 비해 훨씬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다.

벨벳은 1931년경에 밀수로 우리나라에 들어왔지만, 워낙 비싼 사치품이라 일부 계층에서만 사용하며 혼수 중 최고급품이기도 했다.

1960년 창업한 대구 지역의 한 섬유업체가 국내 처음으로 ‘우븐벨벳’ 개발에 성공해 1979년 미국으로 처음 수출하며,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이 업체는 60년 동안 대한민국 벨벳의 선두 주자이자 장인 기업으로 자리를 지켜왔고, 2000년에는 ‘세계 LCD러빙포 시장’에 진입하며 물 세탁이 가능한 초극세사 폴리 벨벳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의류용 소재 생산 공장에서 산업 소재 기업으로 한 계단 도약했다. 

 

뿐만 아니라 벨벳 한 품목으로 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이 수출한 기록을 세우며, ‘코튼벨벳’과 ‘폴리 벨벳’ 두 개 품목이 2006년 산업자원부가 선정하는 세계 일류상품 기업이 되기도 했다.

류병선 회장은 “ 섬유 산업에 미래가 있고, 영원히 살아 있을 수 있는 것이 섬유이다”라며
“변해가는 시대에 맞춰 끊임없는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고, 항상 당당하게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면 최고의 회사가 되고 백 년, 이백 년 갈 수 있는 회사로 남아있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60여 년 동안 평생을 벨벳에 바친 류 회장은 장학 재단을 설립해 인재를 키우고 있으며, 84세의 나이에도 국제교류협회 캄보디아 회장을 맡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아울러 자신의 자택 근처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갤러리와 카페 등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 만 해도 K 드라마 속 협찬 된 이 업체의 제품을 보고, 일본과 중국에서 이곳을 찾아오는 한류팬이 많아 한 때는 한국여행의 필수 코스이기도 했다.

 

한유정기자 kka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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