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좀 그만해라" 민노총 집회에 터져나온 시민 불만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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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31 19:24  |  수정 2023-06-01 07:03  |  발행일 2023-06-01 제2면
민노총 금속노조, 대구고용청 앞 도로 점거
경찰, 소음 기준치 넘어서자 유지명령서 발부
당초 경고했던 '캡사이신 분사기'는 휴대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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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2시부터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부 등 1천600여명의 노조원이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 도로에서 시위를 벌였다.

 31일 오후 2시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부 소속 노조원 1천600여명(경찰 추산)이 대구의 남북을 잇는 대도로인 동대구로 편도 5개 차로 중 3개 차로를 막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정권은 노동자의 죽음에 사과와 반성은 커녕 압수수색과 구속영장 청구를 남발하고, 불법·범죄집단 운운하며 집회결사의 자유마저 완전히 짓밟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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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집회 대오 끝에 차단선을 설치해 교통 안내를 펼쳤지만, 차로가 줄어든 탓에 체증을 막을 수는 없었다.

 노조원들이 모여 도로 100여m를 점거하면서 인근엔 차량 정체가 발생했다. 경찰이 차단선을 만들고 교통 안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오후 3시 15분쯤 노조원들이 행진을 위해 반대편 차선으로 향하는 동안 동대구로 모든 차로가 통제되자, 결국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참다 못한 한 운전자는 집회 현장 옆을 지나며 노조를 향해 "시위 좀 그만해라"라며 소리치기도 했다. 인근 주민 박모(68)씨는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시위를 하는 게 과연 시민들의 공감을 얻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55)씨는 "모든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공도로에서 이래도 되나. 집회 허가가 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소음도 시민들의 얼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확성기를 통한 노조 측의 발언과 함께 문화공연이 펼쳐졌다. 지나는 시민들은 귀를 막고 현장을 지나기도 했다. 경찰은 집회 소음이 기준치를 넘어서자 소음 유지명령서를 발부하기도 했다.


다만, 경찰은 당초 경고했던 '캡사이신 분사기'는 휴대 하지 않았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열린 경비 대책회의에서 "차로를 점거해 과도한 교통 정체를 야기하는 등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해산할 방침"이라며 "(캡사이신 사용이) 강경 진압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상황에 따라 현장 지휘관의 판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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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노총은 노동청 앞 집회 후 동대구로를 통해 약 3㎞ 가량 떨어진 국민의힘 대구시당 건물 앞까지 행진했다.

 

글·사진=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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