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승부수 띄운 수도권기업 <주>삼기, 대구를 글로벌 거점 삼기로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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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01 16:03  |  수정 2023-06-02 07:29  |  발행일 2023-06-02 제5면
대구국가산단 2단계 부지에 948억원 투자
글로벌 거점 역할 할 제조공장
연 100만대 친환경 자동차용 부품 생산
삼기_전기차_부품공장_신설_투자협약_2
1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글로벌 전기차 부품업체 <주>삼기와 대구시가 대구국가산업단지 2단계 부지 내 전기차 부품 제조공장 신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대구시 제공>

미국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수도권의 전기차 업체가 대구를 글로벌 거점으로 삼기로 했다. 대구시는 1일 시청 산격청사에서 <주>삼기와 대구국가산업단지 2단계 부지 내 전기차 부품 제조공장 신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주>삼기는 1978년 자전거부품 제조사로 출발한 중견기업이다. 창업주인 고(故) 김상현 회장은 주 고객사인 삼천리자전거와 기아에 대한 애정을 담아 이들 회사명 앞글자를 따 '삼기'라고 기업명을 지었다. 1983년 차부품시장으로 눈을 돌려 기아의 프라이드·봉고·라이노에 부품을 공급했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폭스바겐·아우디 등에 들어가는 엔진과변속기를 비롯해 전기차 부품을 만드는 알루미늄 다이캐스팅(정밀금속 주조)이 전문 분야다.

김 회장의 장남 김치환 대표가 2014년 경영권을 승계받은 뒤 전기차 위주로 사업을 재편했다. 국내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에 납품하는 '엔드플레이트'의 절반 이상이 삼기 제품이다. 이 배터리들은 폭스바겐 포드 포르쉐 등에 공급된다. 엔드플레이트는 화재나 폭발 위험이 있는 전기차 배터리의 외부를 감싸는 핵심 부품이다.

삼기는 대구국가산업단지 2단계 부지 4만962㎡에 948억원을 투자해 친환경 자동차 부품사업의 글로벌 거점 역할을 할 제조공장을 새롭게 건립한다. 신규 공장은 내년 1월 착공해 그 해 말부터 양산에 들어가 전기자동차용 모터 하우징, 하이브리드 차량용 변속기 부품 등 연 100만대의 친환경 자동차용 부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대구국가산단 2단계에 들어설 신규 공장은 신제품 개발과 급증하는 관련 부품 시장 수요, 신규 수주에 대응하기 위한 곳이다. 삼기는 앞서 코스닥 상장사인 자회사 삼기이브이를 통해 북미 2차전지 부품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미국 앨라배마주 메이컨 카운티 '터스키기 산업단지'에 1억2천800만 달러(약 1천600억원)를 투자, 2차전지 부품공장을 짓는다. 공장 부지는 축구장 5개에 해당하는 17만9천761㎡ 규모이며, 내년 1분기 가동을 시작해 2분기에는 본격 양산화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대차가 조지아주에 마련하는 전기차 전용 공장을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국내 배터리사에 2차전지 부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삼기는 대구의 신규 공장을 통해 2030년까지 매출 1천억원 달성과 함께 기업 전체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글로벌 정상급의 미래모빌리티 부품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목표를 세웠다.

김치환 삼기 대표는 "이번 투자를 통해 전기차 구동모터 하우징 등 전동화 부품의 세계적인 선도업체로 도약할 것이다. 또 지역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발맞춰 대구시는 지역 자동차 산업의 미래차 전환을 위해 미래차 전환 상생패키지, 사업재편 컨설팅 등 지원사업을 강화하고, 대구테크노폴리스 내에 모빌리티 혁신센터를 설립하여 맞춤형 전기자동차에 필요한 신기술 개발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이미 전기차 모터 중심의 모빌리티 모터 특화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며, 시험·인증·사업화 지원을 비롯해 원천기술 개발 및 소재·부품의 혁신기술 고도화와 인력양성까지 지원하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삼기의 대규모 투자가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모빌리티 모터 특화단지와 시너지효과를 발휘해, 대구가 미래모빌리티 중심도시로 도약하는데 큰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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