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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이 제55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있다.<영남일보 DB> |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퇴진 요구 집회를 놓고 포항지역 여론이 찬반으로 갈리고 있다.
'포스코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오는 15일 오후 포항에 있는 포스코 본사 앞에서 시민 1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퇴진을 위한 총궐기 대회'를 열기로 했다.
범대위는 포항시내 곳곳에 궐기대회를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각 단체를 통해 회원이나 시민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범대위는 포스코홀딩스가 소재지 주소를 포항 포스코 본사로 옮기고, 미래기술연구원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본원 개원식을 했지만, 인원과 조직이 없는 이름뿐인 '눈속임용 이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초 포스코홀딩스 본사와 미래기술연구원 본원 수도권 설립 추진을 비롯해 최정우 회장이 그간 보여준 행태는 포항시민을 일관되게 기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범대위는 이날 최 회장의 퇴진 운동과 함께 최 회장 허수아비 화형 퍼포먼스를 열 예정이다.
반면, 경제·청년단체는 포스코홀딩스 등의 포항 이전 문제로 지역 사회 갈등의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협력사협회는 9일 입장문을 통해 "범대위는 지역 소멸의 위기에 처한 포항지역의 현실을 직시하고 지역 상생발전이라는 범시민적 당면 과제 해결에 진정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범대위는 그동안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며 "그러나 범대위의 지금 모습은 어떠하며, 누구를 위한 집회이며, 무엇을 위한 투쟁인지 묻고 싶다"고 최 회장 퇴진 집회 개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포항시 이미지 실추와 50만 포항시민 간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일체의 활동을 중단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포항시민 모두가 갈등과 대립이 아닌 이해와 협력을 통해 포항의 위기 극복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경북 포항상공회의소도 지난 8일 '포항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를 위한 지역 경제계 입장문'을 통해 "지금 포항은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를 위해 지역의 모든 역량을 총결집할 때"고 밝혔다.
상공회의소는 "포항시는 정부에서 추진 중인 2차전지 국가첨단 전략 산업 특화단지 선정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이 같은 중차대한 시기에 지역 분열과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하고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어 심히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제는 지역사회의 안정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더 이상의 불필요한 소모적인 논쟁보다 보다 성숙하고 변모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앞서 7일에는 포항 JC(청년회의소), 구룡포 JC, 북포항 JC 등 청년단체가 성명을 내고 "시민의 염원과 포항시, 포항시의회 등의 노력으로 포스코홀딩스 본사 소재지 이전과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의 포항 설립이 일단락됐다"며 "그럼에도 한 시민단체가 '200명도 채 안 되는 포스코홀딩스 서울 직원 모두 포항으로 와야 한다'고 주장하며 갈등을 부추기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포스코가 포항에 새로 건물을 짓고 서울 직원까지 포항에 오라고 하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요구다. 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과도한 인신공격이나 비방을 일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비방과 흑색선전을 중단하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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