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정치!] 대통령실 TK 참모들의 총선 출사표는 언제?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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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11 17:58  |  수정 2023-06-11 18:02  |  발행일 2023-06-12
대통령실 일부 참모진 출마 채비 분주

TK 참모진 '때가 아니다' 신중한 반응

9월 추석, 10월 당무감사 출마 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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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연합뉴스

정치에는 기사로 다 담지 못하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꽤 많습니다. '어쨌든 정치!'는 기존 양식으로 다루지 못한 대통령실과 여의도 정치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결과와 팩트만을 전달하는 틀에서 벗어나 '과정'을 상세히 담겠습니다. 대통령실과 국회를 출입하는 영남일보 정치부 기자들이 지면에 소개하지 못한 정치 이야기를 풀어드립니다. <편집자주>

내년 4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총선 시계'가 빨라지면서, 출마를 꿈꾸는 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습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대구경북(TK) 출신 인사들도 최근 기자들과 접촉을 부쩍 잦아졌습니다.

최근 용산에선 대통령실 일부 참모가 출마 채비에 나섰다는고 합니다. 뉴미디어비서관실 이동석 행정관이 고향인 충북 충주 출마 준비를 위해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참모 중에서 총선 출마를 공개적으로 밝힌 사실상 첫 사례입니다. 또 정무수석실 이승환 행정관이 이달 말 서울 출마를, 정무수석실의 김인규 행정관은 부산 출마를 위해 떠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9월 비서관 등 참모 50여 명을 물갈이 했는데, 이들 가운데 일부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TK출신 전직 참모들도 마찬가지구요.

TK는 이런 소식에 민감합니다.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여당 텃밭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개혁 공천 대상 지역으로 꼽히기도 하구요.당연히 TK의원들은 도전장을 내미는 후보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실제 역대 정권에서 TK를 중심으로 '청와대발 낙하산 공천설'이 늘 제기됐습니다. 지난 20대 총선에선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친분을 빗대 '친박'을 넘어 '진박' 논란까지 벌어졌습니다. 진박 인사로 거론되는 후보 대부분이 정부와 청와대 출신이었지요,

이런 사정으로 대통령실 내 TK 인사의 출마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하지만 총선 후보로 거론되는 TK출신 참모의 대답은 한결 같습니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고 입을 모읍니다. 극도로 말을 아끼며 몸을 사리는 모습입니다.

TK 인사들의 소극적인 태도는 아직 '타이밍'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너무 이르다'는 것입니다. 대통령 지지율이 회복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지난 대선 득표율(48.56%) 수준에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결국 '자기 정치'를 위해 대통령 참모진을 박차고 나가는 것은 '신하된 도리'가 아니다라는 설명입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 출마를 해도 된다는 사인이 나오지 않았다는 게 공통된 이야기 입니다. 한 인사는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 혁신·개혁에 주안점 가지고 국정을 다잡아야 한다는 이야길 자주 하신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총선에 나가겠다고 말할 수 있냐"며 고개를 흔듭니다. 대통령실이 출마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선 직(職)을 버리고 나갈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여기에는 과거 '진박 파동'과 같은 '낙하산'의 이미지를 경계하는 의미도 포함됩니다. 부작용이 컸던 만큼 논란 없이 지역 입성을 희망합니다.

또 최근 총선 도전 의사를 내비친 행정관은 '3040'세대로, 정치 신인 격입니다. TK인사와는 결이 다르다는 분석입니다. 이번에 대통령실을 나간 참모는 기초부터 닦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다른 인사는 "일반적으로 정치 경력이 있는 인물과 다르다. 오히려 칭찬해줘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총선 선거전'은 9월 추석을 전후로 시작됩니다. 가족과 친지가 모이는 추석에 출마 소식을 알려야 화제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9월에 대통령실 실무진 '출마 러시'가 있을 것이란 분석의 배경입니다. 다만 총선 출마를 위해 '퇴직 시점'을 고심하는 인물이 꽤 있어, 총선 시계가 조금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일정표에 맞출 것이라는 전망도 합니다, 10월에 국민의힘 당무감사가 실시되는데, 현역 당협위원장에 대한 평가가 출마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중앙당 차원의 총선기획단이 가동되고 공천 규칙도 윤곽을 드러날 수 있어, 대통령실의 출마 대기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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