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이 코로나19 방역 전담인력에 대한 2학기 예산 집행을 중단하기로 해 1천700여명이 넘는 방역 도우미들이 실직 위기에 놓였다.
18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약 5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유치원과 초·중·고교에 방역도우미 736명, 급식방역도우미 982명 등 1천718명을 배치했다.
이들은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했던 지난 2020년부터 각급 학교에 발열 검사와 방역수칙 지도, 급식실 칸막이 등 시설 소독을 맡아왔다.
지금은 학교당 평균 2~4명이 업무를 담당하지만,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심각'이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학생 수에 따라 최고 8명까지 방역을 지원했다.
주로 지역 주민이나 학부모들로 구성된 방역도우미는 비교적 간단한 업무와 짧은 근로시간, 1만원이 넘는 높은 시급으로 경쟁이 치열했다.
히지만 대구시교육청은 지난달 일선 학교로 공문을 보내 '2학기부터 방역 전담인력 예산 미지원' 방침을 알렸다.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방역 인력 필요성이 낮아져 더 이상의 예산 지원은 불가하다는 것.
코로나19 방역 인력 지원은 한시적 사업으로 사실상 이들에 대한 고용 승계도 어려운 실정이다.
방역도우미들은 '계약 종료' 사실을 전달받지 못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급식방역도우미 이모(41)씨는 "학교에서 매번 새 학기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에 계약 여부를 말해 준다"면서 "이 사업이 지속되지 않을 거라는 건 우리도 알고 있었지만, 다음 학기 채용 여부 정도는 미리 말해줘야 대비를 할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대구는 코로나19 상황과 방역도우미들의 생계를 고려해 다른 지역과는 달리 1학기 예산을 지원한 것"이라며 "고용 승계는 힘들지만, 근로 계약 기간 종료로 퇴직하는 만큼 실업급여 대상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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