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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벌떼 입찰로 아들에게 일감을 몰아 준 호반건설의 불법성을 끝까지 파헤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희룡 장관은 16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말 화가 난다"며 "호반건설이 벌떼 입찰로 알짜 공공택지를 대거 낙찰받은 뒤 그걸 두 아들 회사에 양도해, 아들들을 번듯한 회사 사장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앞서 호반건설은 2010~2015년 페이퍼컴퍼니에 가까운 다수의 계열사를 설립해 공공택지 추첨 입찰에 참가시켰다. 입찰에 필요한 보증금 1조5천753억 원도 무상으로 빌려줬다. 이렇게 따낸 화성 동탄, 김포 한강, 의정부 민락 등 23개 공공택지는 총수인 김상열 호반장학재단 이사장의 장·차남 회사에 양도됐다.
호반건설은 사업시행 경험이 거의 없는 아들 회사에 2조6천393억 원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지급보증과 업무인력을 지원했다. 그 결과 아들 회사는 5조8천575억 원의 분양매출, 1조3천587억 원의 분양이익을 얻었다.
이 과정에서 사실상 경영권 승계도 마무리됐다. 장남이 소유한 호반건설주택은 호반건설 규모를 넘어섰고 2018년에 호반건설에 합병됐다. 장남은 호반건설 지분의 절반 이상을 얻었다.
원 장관은 "이 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과징금 608억원을 부과했지만 호반건설의 두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들은 분양이익만 1조3천억원 이상을 벌었다"며 "불공정도 이런 불공정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벌떼 입찰에 대한 추가 수사 의뢰와 함께 택지 분양 제도 보완에도 나설 뜻을 보였다. 원 장관은 "국토부는 먼저 해당시기 등록기준 충족여부를 조사하고, 더 자세한 불법성 여부는 경찰·검찰 수사로 밝혀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현재 호반건설의 2019~2021년도 벌떼입찰 건도 국토부가 경찰에 수사의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호반건설뿐만 아니라 그동안 적발된 수십 개의 벌떼입찰 건설사가 현재 경찰·검찰 수사와 공정위조사 등을 받고 있다"며 "이와 함께 제도적 보완을 통해 벌떼입찰을 원천봉쇄하겠다"고 다짐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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