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신임 차관들에 "이권 카르텔과 싸워야"…대통령실은 '부처 1급 사표지시' 부인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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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04  |  수정 2023-07-03 15:59  |  발행일 2023-07-04 제5면
신임 차관들 임명장 수여 뒤 오찬에서 '헌법 정신에 충성' 강조

대통령실은 1급 사표 지시 부인…'책임장관제' 부각 동시에 전 부처에 경각심
尹 신임 차관들에 이권 카르텔과 싸워야…대통령실은 부처 1급 사표지시 부인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완섭 기획재정부 2차관, 조성경 과기정통부 1차관,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신임 차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尹 신임 차관들에 이권 카르텔과 싸워야…대통령실은 부처 1급 사표지시 부인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오진 국토교통부 제1차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신임 차관들에게 "헌법 정신을 무너뜨리는 이권 카르텔과 싸워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최근 임명된 차관들과 오찬을 함께하고 "국가와 국민, 자유민주주의 헌법 시스템에 충성해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대구경북 출신의 김오진 국토교통부 1차관 등 12명의 신임 차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이후 이어진 오찬에서 윤 대통령은 먼저 '헌법 정신'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헌법 정신에 충성해 달라. 내정도 외치도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며 검찰 시절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것을 상기시켰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는 말을 갈아타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 정신에 맞게 말을 제대로 타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차관들에게 '이권 카르텔'을 없애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사회를 외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전체주의와 사회주의이고 내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부패한 카르텔"이라며 "우리 정부는 반(反)카르텔 정부다. 이권 카르텔과 가차 없이 싸워 달라"고 했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정부조직이든 기업조직이든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라면서 "산하단체와 공직자들의 업무능력 평가를 늘 정확히 해 달라"고 인사 평가를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각 부처 장·차관이 지난 1년간의 성과에 대한 엄정한 평가를 바탕으로 부처의 '물갈이'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환경부 등 일부 부처는 지난달 29일 장·차관급 인사 직전에 1급 실장 전원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쇄신' 차원의 고위공무원 인사가 사실상 전 부처로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날 일부 부처의 1급 고위공무원들이 일괄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대통령실 지시에 따라 시작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대대적인 차관 교체로 사실상 부처 '직할 체제'를 구축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장관 직권'에 의한 인사 조치를 강조함으로써 '책임 장관제'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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