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청, 소방 요청에도 '염색산단 황산누출' 안전문자 발송 안해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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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24  |  수정 2023-07-23 15:37  |  발행일 2023-07-24 제6면
지난 13일 염색산단 노란 황산 가스 관측…주민 불안

당시 서구청 조례 뒤늦게 인지했지만 의무 사항 이행 안해
대구 서구청, 소방 요청에도 염색산단 황산누출 안전문자 발송 안해
지난 13일 오전 8시 46분쯤 대구 서구 비산동 염색산단 내 공동하수폐수처리장에서 황산이 누출됐다. 사진은 누출된 황산 가스를 촬영한 모습. 독자 제공
대구 서구청, 소방 요청에도 염색산단 황산누출 안전문자 발송 안해
대구 서구청 전경

대구 서구청이 염색산업단지 황산 누출 사고 당시 소방당국의 요청에도 안전 문자를 보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13일 오전 8시 46분쯤 염색산단 내 공동폐수처리장에서 황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유독성 물질인 황산 가스가 대기 중으로 노출되면서 많은 시민이 불안에 떨었다.

당시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발송됐어야 할 안전 문자는 없었다. 담당 지자체인 서구청은 관련 조례를 인지하지 못한 나머지 주민에게 즉시 알려야 할 사고 발생 상황 및 대피 요령 등에 대한 정보를 보내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제정된 서구 화학물질 안전관리에 관한 조례 제7조(화학사고 발생 시의 주민 고지)에 따르면, 구청장은 화학사고 발생 여부와 접수 시간 및 장소를 즉시 고지해야 한다. 다만, 시간, 물질명, 독성 등의 정보가 신뢰성이 낮고 주민 혼란 초래가 예상되는 경우엔 나중에 알릴 수 있다.

하지만, 서구청은 소방당국의 안전문자 발송 권고에도 문자를 보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소방당국은 사고 발생 후 오전 9시쯤 서구청에 황산 가스 누출을 통보하며 안전문자 발송을 요청했다. 이후 다시 한번 미발송을 확인하고 재차 문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서구청 관계자는 "내부 논의에서 문자 발송이 주민들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발송하지 않았다"며 "조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일각에서는 구청장이 적극 나서야 할 사안에 뒷짐만 지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서구청 관계자는 "사고 발생 즉시 구청장실까지 보고됐으며, 이후 부구청장 주재로 회의가 열렸고 미발송 판단은 실무부서에서 했다"고 해명했다.

이주한 서구의원은 "안전사고 발생 시 매뉴얼대로 움직이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사고 발생 시 유명무실한 재난 컨트롤타워가 안되도록 지자체장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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