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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산단관리공단 사옥.〈성남산단관리공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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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산단관리공단 입주기업 임직원들의 역사트레킹 행사 모습.〈성남산단관리공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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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기 이사장 |
4차 산업혁명 시대을 맞아 전국의 산업단지들이 변화와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 제1호 일반산단인 성남산단(경기 성남 중원구)이 혁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성장동력이 떨어진 노후 산단에서 초정밀 하이테크밸리로 체질을 개선하고, 주민과 기업이 상생하는 역동적 공간으로 변모하는 등 새로운 활력을 되찾고 있다. 산단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서 성남산단의 혁신을 배우려는 특강 요청도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성남산단이 이처럼 성장하기까지 대구 출신 이사장의 남다른 노력이 있어 관심을 모은다.
◆대한민국 1호 일반산단
성남산단은 정부의 인구분산 정책에 따라 1968년 서울 청계천 철거민의 이주공간으로 조성되기 시작했다. 이후 수도권이라는 최적의 입지에 위치해 빠르게 성장했지만, 조성된 지 40년이 지나면서 노후화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인력이 유출되는 등 고전했다. 그러다 최근 △노후 산단 재생사업 △혁신지원센터 △창업지원센터 △복합문화센터 △상상허브 등 공모사업에 이례적으로 잇따라 선정되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처음 6개이던 입주기업은 현재 3천849개로 늘었으며, 시설 종사자는 4만3000여 명에 육박한다. 초창기에는 영세 중소기업 등이 모여들었지만 2000년대 들어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로 지정되면서 제조업 일변도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섬유업·조립금속업·식품업 위주에서 전기·전자와 지식산업 등 4차 산업 분야로 대체되는 추세다. 현재는 전통기업과 첨단기업이 함께 입주해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삼영전자공업·파리크라상·동원산업·오리엔트·크린토피아·위니아전자·샤니·고려은단·코맥스·CJ씨푸드·여의시스템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이 입주해 있다. 1980년 5000억원에 머물던 생산실적은 10조원대로 수직상승했다.
◆기업·주민 상생 네트워크
성남산단은 현재 혁신의 기치를 내걸고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혁신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산·학·연의 연구 기반을 공유하는 한편, 산업단지 업종 고도화 및 중소 제조기업 스마트화를 선도하는 원스톱 기업지원 플랫폼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산업지능화협회·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6개 기관이 입주한 혁신지원센터는 사업 전 과정의 산업데이터를 정보통신 및 4차산업 기술을 활용해 효율을 제고하는 등 새로운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또 기업·대학 간 교류를 통해 윈윈에 나서고 있다.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명사초청 조찬강연, 문화역사 트레킹, 기업인 가족음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액 무료로 운영한다. 입주기업들이 공동으로 중국 하얼빈 산업시찰을 떠나고, 강원교육청·폴리텍대학 등과 연계해 취·학업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구상하고 있다.
이뿐 아니다. 기업인들이 홀몸 어르신과 소외계층을 위해 김장을 담가 전달하는가 하면 작은음악회를 열어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등 주민과의 상생 프로그램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수해를 입은 산단 기업을 위해 주민 수백 명이 자발적으로 복구지원에 나선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아시아 실리콘밸리'의 꿈
성명기 여의시스템 대표는 2019년 성남산단관리공단 제17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3년의 임기를 마치고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대구 출신 기업인으로 대건고와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산업용 컴퓨터와 임베디드 솔루션, 컴퓨터 보안장비와 네트워크 등 시스템 통합 분야 기업체를 운영 중이며, 제 6·8대 이노비즈협회장을 역임했다.
성남산단의 혁신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성 이사장은 자신의 직무수당을 한 푼도 받지 않고 산단 활성화에 투입했다. 그는 "산단 내 기업인들과 조찬 세미나를 하고 트레킹을 하며 만남을 지속했더니 자연스럽게 융복합 비즈니스의 토양이 만들어지고 일자리 창출, 부동산 가치 상승과 같은 부가적 성과가 있었다"고 경험을 소개했다. 이어 "성남을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산단 내 모든 기업과 공단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뛰고 있다. 게임기업·스타트업이 밀집한 판교를 연구개발 중심으로, 성남을 배후도시로 육성해 나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 이사장은 "대구와 구미 등에서 요청이 와 성남의 혁신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양 도시 기업인들이 발전적 교류 등을 펼쳐나가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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