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존경받는 公人의 태도

  • 유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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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1 06:55  |  수정 2024-01-10 08:54  |  발행일 2023-08-21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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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용기자〈경북부〉

"폭염보다 더 짜증 나고 스트레스 받는다" "영천시 브랜드와 이미지가 끝없이 추락하면서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오고 있다"는 등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경북 영천시의회 하기태 의장의 갑질 논란 의혹 이후 또 다른 시의원의 욕설·갑질 논란, 영천시공무원노조 지부장의 음주운전 등이 연이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일련의 사태에 시민들도 진실 파악보다는 정치 성향에 따라 시각을 달리하며 상대방 비판에만 몰두해왔다. 지난 4월 말경 불거진 하 의장의 갑질 논란 주장에 대한 폭로 글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 이후 50여 일이 지난 후 한 언론에 보도됐다.

이와 관련해 하 의장의 대척점에 서 있던 한 시의원이 '이 같은 글은 스스로 내려야 한다'고 댓글을 올린 의회 정책보좌관 A씨에게 질타성 통화를 하던 중 욕설 등을 했다며 욕설·갑질 논란에 또다시 휘말렸다.

영천시공무원노조는 경북본부와 연대해 하 의장 사퇴와 이만희 국회의원 사과 등을 요구하며 집회, 기자회견 등을 수차례 개최했다. 이어 경북본부 산하 각 시·군 노조지부 명의로 영천 시내 곳곳에 이 같은 내용의 현수막을 걸어두는 등 하 의장 사퇴를 종용했다.

퇴진 운동이 한창 진행되던 지난 7월 영천시공무원노조 지부장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자 영천시의회 의원 5명이 관용 차량 사적 이용 의혹, 음주운전 강력 처벌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양측은 서로 자기의 잘못은 보지 않고 상대방의 약점을 잡아 이번 기회에 퇴출시키겠다는 의도와 함께 자기방어에 급급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 사태에 관련된 공무원, 시의원들은 모두 공인(公人)이다. 사실이 왜곡되고 과장되어 좀 억울한 마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아쉬움이 있더라도 스스로 반성하고 시민들에게 진정성 있는 태도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공인으로서의 자세이다.

서로 자기들을 옹호하는 세력만 끌어들여서 상대를 공격하고 갈라치기 하려는 행동에 시민들은 더 실망하고 분노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금도 늦지 않다. 이제 이 사태에 빌미를 제공하고 관여한 모든 당사자는 영천의 미래, 시민 화합이란 대명제를 위해 진력을 다해야 한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침묵하는 시민들의 진심 어린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이것이 존경받는 공인들의 자세일 것이다.유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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