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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적립기금은 2041년 수지적자가 발생, 2055년 소진되는 것으로 나타남. <국민연금재정계산위원회 제공> |
정부 자문기구인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지난 1일 국민연금 개혁 방안의 밑바탕이 될 보고서를 공개했지만 논란이 거세다. '더 많이 내고 더 늦게 받는다'는 내용이 골자였고, 정작 관심있는 '수령 가능 금액(소득대체율)'은 빠져서다. 공적연금의 본질인 '노후소득 보장'에 대한 방안마련은 등한시 한 것이다.
▲소득대체율 빠져도 보험료율 올리는 게 핵심
위원회는 국민연금 적립기금 소진을 막기 위해선 25년째 묶여 있는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국민연금을 손보지 않고 현 상태를 유지한다면 연금은 2055년 완전 고갈된다.
이에 따라 현행 9%인 보험료율을 2025년부터 매년 2.0% 포인트씩 12~18%까지 올리고, 지급개시연령 상향( 66~68세)과 기금 수익률 상향(0.5~1% 포인트↑)방안을 조합한 18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김용하 위원장은 "2093년까지 적립기금을 유지하는 방안을 만든다는 단일 시나리오를 전제로 많은 방안이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며 "보험료율을 올려야 한다는 게 명확한 메시지"라고 했다.
다만, 소득대체율은 현행 40%를 유지했다. 소득대체율은 개인이 평생 번 평균소득 대비 노후에 받을 수 있는 국민연금 수령액이다. 가령 소득대체율이 50%라면 평균소득 100만원인 가입자가 40년간 (국민연금 가입 기간) 현재 소득의 9%인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면 월 50만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소득대체율은 올해 42.5%, 2028년엔 40%로 낮아진다.
위원회는 당초 소득대체율을 45~50%로 올리는 내용을 논의했지만 이견때문에 보고서에선 빠졌다.
▲국민연금 개혁되려면…국민공감대 형성부터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 시장은 현재 가입자 2천200만여명, 수급자 640만여명 규모로 성장했다. 기금 규모도 약 900조원으로 세계 3대 기금으로 꼽힌다.
4일 '국민연금 급여지급 통계'를 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국민연금 수급자는 1인당 월평균 56만3천679원을 받는다.
대구에선 수급자 30만9천638명이 1인당 52만5천800원의 연금을 받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전남·전북·충남·제주·강원에 이어 하위 6번째에 해당하는 액수다. 울산(74만5천936원)이 전국에서 수급액이 가장 많다.
대구 지역에선 수성구민(60만4천286원)이 최고액을 기록했다. 최저는 서구 주민(46만4천257원)이다. 전국평균과는 10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경북은 44만1천555명이 53만3천830원의 연금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로 기금 소진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위원회의 개정안이 제대로 적용될 지 미지수다.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1년 전 보다 7만여명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국민연금 수급자는 43만여명 늘었다. 이같은 현상은 올해를 기점으로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위원회가 제시한 국민연금 개혁안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않다. 특히 위원회가 보고서를 공개한 이후 시민단체와 노동자 단체는 '더 내고 받는 돈은 그대로인 연금 개악'이라고 날을 세웠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소득대체율은 그대로 유지한 채 보험료율만 인상하면 국민이 수용할 리 없다. 재분배 효과도 거의 없게 된다"며 "최종 개혁안에는 노후소득 보장 강화를 위한 소득대체율 조정 등을 담아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토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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