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부채 200조, 4분기 전기료 추가 인상되나?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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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1 20:33  |  수정 2023-09-12 07:03  |  발행일 2023-09-12
이달 말 4분기 전기 요금 향방에 관심 집중
한전 부채 200조, 4분기 전기료 추가 인상되나?
연합뉴스.
한전 부채 200조, 4분기 전기료 추가 인상되나?
총부채가 200조원을 초과하는 등 한국전력의 재무 위기 상황이 이어지면서 전기료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물가 상승으로 인한 국민 고통이 커지고 있는 데다 총선을 앞둔 상황이어서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국전력이 11일 국회에 제출한 '2023∼2027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연결 기준 6조3천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전의 올해 누적 적자 규모는 205조8천400억원, 2027년까지 적자 폭은 226조2천701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이자 비용도 지난해 2조8천185억원에서 올해 4조3천922억원, 2024년 4조7천283억원, 2025년 4조8천603억원, 2026년 5조1천444억원, 2027년 5조1천35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7월 말 기준 회사채 누적 발행규모가 79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올해 적자를 내면 내년부터는 회사채 발행도 막힐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빚을 내서 이자를 내는 '돌려막기'조차 불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여기에다 유가와 달러화의 동반 강세는 경영 불확실성을 더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두바이유가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어섰고, 원·달러 환율이 1천300원대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한전이 전기를 팔면 팔수록 적자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처럼 한전이 사면초가에 놓이면서 전기료 인상이 근본 해결책이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일단 전기 요금 추가 인상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7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한전 부채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한전은 부도가 날 것"이라며 "가능하다면 전력요금 조정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역시 "최근 유가 등 에너지 가격 상승 흐름으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이 커져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며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 후보자는 전기료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한전의 구조조정도 함께 강조했다. 방 후보자는 11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사전 서면질의답변서를 통해 "전기요금 조정은 국민의 수용가능성, 국제 에너지가격, 공기업의 재무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검토하겠다"면서 "전기요금 조정의 불가피성,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위한 에너지 절약 방안 등을 국민에게 소상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관으로 취임 시 추가적으로 구조조정이 가능한 부분을 점검해 한전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보다 세밀한 조직진단을 바탕으로 정원에 대해 검토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실상 한전의 뼈를 깍는 자구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셈이다.


전기료는 지난해 4·7·10월 세 차례에 걸쳐 ㎾h당 총 19.3원 올랐고 올 들어서도 1분기에 13.1원, 2분기에 8원이 추가 인상됐다. 만약 4분기에 또다시 인상되면 2년간 여섯 차례 인상이 이뤄지게 된다. 총선을 앞두고 이로 인한 여론의 역풍을 최소화하려면 한전의 뼈를 깍는 자구책이 우선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방 후보자의 발언은 다분히 이 같은 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이달 말 결정될 4분기 전기료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방문규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3일 마무리되고 대통령의 임명까지 속전속결로 이뤄지면, 이번 전기료 결정은 산업부 수장으로서의 그의 첫 정책 결정이 될 전망이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4분기 전기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그러나 1년 동안 요금을 40%가량 올리면서 국민 고통이 커진 상황인 만큼 추석을 앞두고 요금 인상 결정을 쉽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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