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정상회담 앞두고 北 동해상으로 미사일 도발…자신감 표현·미국견제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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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4  |  수정 2023-09-13 17:47  |  발행일 2023-09-14 제5면
대통령실도 회의 열고 대응 나서
북러 정상회담 앞두고 北 동해상으로 미사일 도발…자신감 표현·미국견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이날 두 정상은 2019년 4월 회담 이후 4년 5개월 만에 대면했다. 연합뉴스
북러 정상회담 앞두고 北 동해상으로 미사일 도발…자신감 표현·미국견제
13일(현지시간) 북러 정상회담이 열린 러시아 아무르 지역의 보스토치니에 북한 인공기와 러시아 국기가 걸려 있다.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4년 5개월 만에 대면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북한이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앞두고 탄도미사일을 기습 발사했다.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미국의 견제와 자신감의 표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우리 군은 오전 11시43분쯤부터 11시53분쯤까지 북한이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의 탄도미사일 2발은 각각 650여㎞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으며, 한미 정보당국은 탄도미사일의 세부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달 30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쏜 이후 14일 만이다. 특히 이번 미사일 도발은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날 오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러 정상회담을 겨냥해 연일 경고음을 내온 미국에 대한 견제 성격도 있어 보인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1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국제적인 왕따(pariah)에게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자국 영토를 가로질러 여행할 수밖에 없는 것을 저는 '지원에 대한 구걸(begging)'이라고 규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즉 미 국무부의 '왕따' 등 언급에 북한이 미사일 도발로 불쾌감을 표시하며 도발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북측이 지도자가 자리를 비웠어도 군사대비태세를 철저히 갖추고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대통령실도 이날 기관별 방호태세에 대해 보고를 받고 보완 및 개선사항에 대해 논의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주요 국가기반시설 방호태세 점검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실은 앞서 국가기반시설 500여 개 중 국민의 생활과 안전에 직결되는 주요 국가기반시설에 대해 시설의 중요성과 피해 시 미치는 영향성을 평가해 현장점검이 필요한 6개 시설(공항·수원·항만·전력·통신·지하공동구)을 사전에 선정한 바 있다. 이에 오늘 회의에는 6개 시설을 담당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부산항만공사 사장,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 경영부사장, KT 부사장, 서울시설공단 이사장, 서울특별시 행정2부시장, 5개 중앙부처(국토부·환경부·해수부·산자부·과기부) 실장 등이 참석해 관련 북한 위협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국가안보실 측은 주요 6개 시설에 대해 한달에 1~2곳 현장을 방문해 문제점과 보완사항을 찾아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주체가 불분명하고 불특정 대상에 대한 물리적 공격 가능성과 북한의 다양한 도발유형 및 위협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생활과 안전에 직결되는 주요 국가기반시설에 대한 예방적 차원의 범정부적 위기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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