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강성 지지층 '개딸', 민주당 이탈표 색출 나서나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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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22  |  수정 2023-09-21 18:43  |  발행일 2023-09-22 제3면
민주당 지도부, 결집 위해 대정부 강경 투쟁 나설 듯

친명, 비명계 간 갈등 본격화...분당도 수면위로 올라

국민의힘, "민주당 제1야당 본연의 자리 돌아와 달라"
이재명 강성 지지층 개딸, 민주당 이탈표 색출 나서나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후 소란한 방청석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털고 가자'고 작심했다. 29명 이상의 이탈표가 말해준다. '가결되면 분열, 부결되면 방탄'이라는 딜레마 속에 방탄 이미지가 굳어져선 곤란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내부 갈등은 나중의 문제로 돌린 셈이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로 민주당은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민주당 지도부는 검찰의 정치수사라는 비판에 힘을 기울이며, 대정부 투쟁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 올릴 가능성이 높다.


당 내홍을 외부로 돌려 계파를 넘어선 결집을 시도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집권 2년차를 맞아 정기국회에서 경제·민생 관련 법안 및 예산안 처리에 '올인'해야 하는 상황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으로서는 과반 의석을 지렛대 삼아 강경 모드로 '세' 과시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결집을 통한 대정부 강경 모드에도 내홍은 불가피하다. 특히 개딸(개혁의 딸)을 중심으로 강성 지지층의 '이탈표' 색출 작업이 이뤄지면서 친명(친이재명)·비명(비이재명) 간 갈등이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거취를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장 발부 이후 이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으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는데, 비대위 구성과 새 대표 선출을 놓고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친명·비명 간 갈등으로 분당론 또는 제 3지대 신당 창당론이 부상할 수도 있다. 이낙연 전 대표와 김부겸 전 총리 등 범 비명계가 연대해 당권 장악에 나서게 되면 겉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총선 전 민주당이 갈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은 자초한 측면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반응이다. 지난 6월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해 놓고, 불과 3개월 여만에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이 대표이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 하루 전인 20일 SNS에 "검찰은 지금 수사가 아니라 정치를 하고 있다. 가결하면 당 분열, 부결하면 방탄 프레임에 빠뜨리겠다는 꼼수"라며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 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사실상 부결을 요청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 표결 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비명계는 신상 발언을 통해 "가결표를 던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친명 강성 지지층이 '부결 투표'를 약속한 의원 명단을 온라인상에서 공유하며 전방위적 압박을 가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고조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을 당연한 결과로 평가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어떤 꼼수도 법치를 피해갈 수 없음이 증명됐다"며 "민주당은 환골탈태의 모습으로 국민께 속죄하라"고 주장했다. 또 "이제 이 대표 개인의 비리는 온전히 이 대표 혼자 감당할 몫이다. 민주당은 제1야당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 부디 국민을 위해 일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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