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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플랫폼 '당근' 페이스북. |
초등학생 4학년 김모군은 중고거래 사이트인 '당근'을 통해 장난감 총을 팔았다. 평소 자신이 아끼던 총이었지만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1년 전 7만원을 주고 구매했지만, 중고인 점을 고려해 3만5천원에 판매했다. 김 군은 "좋아하는 게임이 나왔는데 칩이 너무 비싸서 총을 팔기로 했다"면서 "평소 엄마가 당근을 하는 모습을 많이 봤기에 어려운 점은 없었다"고 했다.
최근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중고거래 플랫폼이 용돈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중고거래 특성상 동네에서 직거래로 이뤄지는 만큼 쉽게 현금화할 수 있어서다.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중 이용자가 가장 많은 당근의 경우 만 14세 미만은 가입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만 14세 이상에 체크만하면 회원 가입이 가능해 10대들도 어려움 없이 회원 등록할수 있다.
미성년자와 중고거래 후기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의 거래품목은 장난감이나 게임기, 운동기기, 문구류, 의류, 화장품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회원 가입이 쉬운데다 대부분 대면 거래인만큼 자칫 범죄에 악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4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중고거래에서 미성년자와 분쟁 사례가 담긴 '안전한 개인 간 전자거래를 위한 가이드북'을 발간했다.
KISA에 따르면 미성년자 A군은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엄마의 결혼반지를 중고거래 사이트에 팔았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가격을 올린 덕분에 거래는 빨리 성사됐다. 하지만 이를 알게 된 A군의 부모가 구매자 B씨를 찾아가 "A군이 미성년자이므로 계약을 취소한다"며 환불을 요청했다. 민법상 미성년자의 행위는 부모가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A군과 B씨의 계약은 무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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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발생하는 분쟁은 2019년 535건에서 2020년 906건, 2021년 4천177건, 2022년 4천200건으로 4년 새 685%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의류·신발(15.2%)이 가장 많았다. 이어 휴대폰·통신기기(13.2%), 가전/영상·음향기기(12.3%), 잡화(9.8%), 컴퓨터 및 주변기기(9.1%) 등이 뒤를 이었다. 사이트별로는 지난해 기준 당근이 1천36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번개장터 1천37, 중고나라 846건 등의 순이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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